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리 Oct 30. 2023

[#2] 따뜻함이 가득한 카페 '오렌지 블루' 이미림님

*카페는 현재 영업 종료되었습니다.

어쩌다 시작한 인터뷰 포스팅.


첫 시작을 하고 정말 오랜만에 두 번째 편을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다른 분들을 인터뷰 한 적은 있지만, 포스팅을 하진 못했네요. 이번 인터뷰이는 항상 저의 취향을 저격하는 디저트를 만드시는 분입니다.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비건 디저트 카페

'오렌지 블루' 를 운영하는 이미림님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일산에서 카페 '오렌지블루'를 운영하는 이미림이라고 합니다. 저는 중학생 때부터 베이킹을 취미로 했었고, 그때부터 제 가게를 운영하는 꿈을 꿨습니다. 언어의 제약 없이 프렌치 디저트를 배우기 위해 외대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했고요. 졸업 후 전문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나서 가게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가게를 운영한지 3년이 다 되어가네요.



정통 프렌치 디저트가 아닌 비건 디저트


가게를 오픈할 때쯤 다큐멘터리 'What the Health(왓 더 헬스)'를 보게 됐어요. 자본주의에 지배당하는 산업들에 충격을 받았고, 이대로의 식단을 유지하다가는 환경과 건강 모두 망가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충격으로 계란이나 우유 등의소비를 줄여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카페 메뉴도 대부분 비건으로 구성하게 되었죠. 


사실 저는 워낙 어릴 때부터 먹는 것을 너무 좋아했고, 제한 없이 다양한 음식들을 먹곤 했습니다. 하지만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는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죠. 제 개인의 욕구만을 위한 식단은 자제하기로 했어요. 그러면서 계속 공부해왔던 프렌치 디저트가 아닌 비건 디저트를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선 다들 말렸어요. 아무래도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지도 않고, 많이 도전적인 부분이 있기도 해서요. 그래도 저는 당장의 이익만 추구하기보단 모두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비건 디저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비건디저트의 한계


비건 디저트는 재료의 제약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초반엔 제가 원하는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을 구현해내기가 매우 힘들었어요. 저도 만족스럽지 못한 디저트들이었기에 일반 디저트처럼 촉촉한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웃음) 가게가 운영한 지 약 3년이 된 지금은 제가 만든 디저트에 꽤 만족하고 있답니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베이킹 클래스에서도 이런 저만의 꿀팁들을 전수하고자 하고 있답니다. 실제로 비건을 지향하는 분들이 맛있는 비건 베이커리 메뉴를 만들 수 있게 되어 수업에도 만족해하시는 편이고요.




비건 초콜릿 무화과 케이크

 

고객을 위해 만든 메뉴


저는 시즌별로 다양한 메뉴를 만들고 있는데요. 저의 취향을 많이 반영하기도 하고, 열심히 만들다 보니 모든 메뉴가 소중하답니다. 그래도 그중에서도 가장 애정가는 메뉴들이 있는데요. 첫 번째 메뉴는 초콜릿 무스 케이크에요. 여기에 들어가는 초콜릿 무스 크림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많이 노력했거든요. 이제야 좀 만족스러운데 얼마 전에는 초콜릿 무스 케이크를 드신 고객님이 '이거 비건 케이크 맞아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냥 케이크처럼 달콤하고 너무 맛있다고 하셔서 제가 앞으로도 아끼는 메뉴가 될 것 같아요. 


두 번째 메뉴는 바노피 파이인데요. 이건 저희 매장을 매주 들려주시는 고객님을 위해 만든 메뉴에요. 매장을 자주 찾아주시지만, 저도 낯을 가리는 편이고, 손님도 말이 없으신 편이라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어느 날은 제가 먼저 용기 내서 혹시 드시고 싶은 메뉴가 있으신지 여쭤봤어요. (웃음) 그때 손님이 바나나 푸딩이 드시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만든 게 바노피 파이에요. 정말 부드러워서 푸딩 같은 식감인데, 제가 좋아하는 식감이기도 해서 제가 더욱 아끼는 메뉴랍니다. 손님도 물론 만족하셨고요!





고객들이 그리워하는 가게


일산 정발산동에서 카페를 운영한 지 3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혼자서 이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좋은 추억도 정말 많은 곳입니다. 처음에 매장의 외관부터 제품까지 모두 저의 취향들을 듬뿍 담아 곳이라 더 그럴 거에요. 멀리서 베이킹 클래스를 들으러 오시는 분들도 있을 만큼 카페 오렌지블루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 정말 감사했고요.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고 싶어요. 온라인에서 베이킹 클래스를 열고도 싶고, 다른 자영업자들과 협업도 하고 싶습니다. 저의 성장을 위해 오랫동안 운영한 이 매장을 떠날 수도 있지만, 고객들이 꾸준히 그리워하는 가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정발산동 코너에 위치한 따뜻함이 가득했던 카페 오렌지 블루로요!


2021.12.03


사진& 글 윤다희

매거진의 이전글 [#1] 일주일에 사흘만 운영하는 곳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