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의 진실과 올바른 해석

일본의 스시 오마카세의 시작과 우리의 적절한 사용

by 유사쪼 yoosazzo

코로나 기간 동안 한국에는 유래없는 오마카세 광풍이 몰아쳤다. 당시 내가 조사한 바로 당시 한국의 오마카세 스시야(야라는 것은 일본에서 식당을 뜻함)는 600여 곳에 달했다. 흔히 말하는 판초밥이 아니고, 1인당 평균 10~15만 원 되는 스시야만이다. 인스타그램에는 매일 스시 사진이 도배를 했고, 오마카세라는 말은 스시 뿐만 아나라 텐푸라 오마카세, 오뎅 오마카세, 야키니쿠 오마카세 등으로 같은 일식계열로 확대되더니 급기야는 차(Tea) 오마카세, 한식 오마카세라는 말까지 나오고, 이모가 차려준다는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이모카세라는 말까지 나왔다. 일본어 한 글자도 모르는 유튜버들은 너도 나도 오마카세가 무슨 뜻인지 열변을 토했다.


이러한 현상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오마카세가 비싼 음식으로 인식되 그 시류에 편승하려는 식당들과 두 번째는 그런 비싼 음식을 먹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은 사람들의 허영심이 상승효과를 일으킨 거다. 오마카세는 일본어로 ‘맡기다’라는 뜻의 마카세루(任せる)의 명사형 마카세와 접두어 오(お)가 합쳐진 말다. 부연하면 셰프에게 손님이 먹을 메뉴를 맡긴다라는 뜻이다. 여기까지는 귀에서 피가 나도록 여러 블로그나 유튜브 같은 데서 들었을 거다. 그런데 왜 맡기는 걸까? 또는 오마카세가 아닌, 내가 먹고 싶은 것만 먹을 수는 없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오마카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스시가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에도 시대 후기 그리고 메이지 시대로 돌아가볼 필요가 있어. 그 당시의 스시야에는 오마카세라는 개념이 없었다. 손님이 원하는 네타(스시에서 샤리 위에 올리는 생선, 새우, 조개와 같은 재료)를 직접 주문했다. 이런 방식을 오코노미(お好み) 주문 방식이라고 한다. 오코노미는 좋아한다라는 뜻의 일본어 코노무(好む)의 명사형에 접두어 오가 붙은 말이야. 철판 위에 반죽을 뿌리고 그 위에 좋아하는 재료들을 올려서 익혀 먹는 일본의 오코노미야키의 오코노미도 바로 이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현재도 일본의 많은 일반 스시야를 가면 타이쇼(스시 셰프를 뜻하는 일본어)가 손님에게 “오코니미와”라고 묻는다. 즉 뭘 좋아하느냐라는 뜻이다. 오마카세로만 운영하는 스시야에서는 당연히 이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오마카세의 반대말이 오코노미라고 할 수도 있다.


오코노미와 오마카세 두 주문 방식 중 어떤 것이 좋을까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선택의 고민을 줄여줄 오마카세가 좋을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좋아하는 네타만 시켜 먹을 수 있는 오코노미가 더 좋을 수도 있다. 오마카세 스시야를 몇 번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조개를 좋아하는데 안 나왔다든지, 특정 네타의 스시를 3~4개 먹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경험을 해봤을 거다. 일본 스시야와 달리 한국의 스시야는 오코노미에서 점진적으로 오마카세로 오버랩되면서 발전해 간 것이 아니라, 첫 스시의 입문부터 오마카세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오마카세가 고급 스시야의 패러다임이 되어버렸다. 오코노미는 회전초밥의 주문방식으로 굳혀졌다고도 할 수 있다.


오마카세는 일본의 전설적인 스시 장인인 후지모토 시게조(藤本繁蔵, 1902~1987)가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후지모토는 여러 스시야를 거쳐 마지막으로 키요타(きよ田)라는 스시야에서 근무했다. 키요타는 현재 한국 신라호텔의 스시야인 아리아께에 있는 모리타상도 근무했던 곳이다. 1963년 키요타가 롯폰기에 있을 당시 그는 기존의 오코노미 주문 대신에 오마카세만으로만 스시를 제공했다. 이때 그가 내놓은 메뉴는, 흰 살 생선→아카미→오토로→쥬토로→오징어→조개→전어→붕장어→교쿠→칸표마키였다. 그는 츠마미(간단한 한입 음식)는 별로 제공하지 않았다. 스시만 본다면 현재 한국의 스시야에서 내는 오마카세의 구성과 거의 비슷하다. 흰 살 생선의 경우에는 광어, 참돔 등 여러 흰 살 생선 중 그날 시장에서 구입한 것을 사용했지. 조개도 여러 조개 가운데 시장에서 선도가 가장 좋은 것을 사용했다.


후지모토상이 오마카세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할 때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일본의 경우에는 태풍이나 장마가 많아서, 시장에서 필요한 생선을 구입하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식재료만으로 고객의 요청(오코노미)이 아닌, 본인이 그날 제공하는 코스를 먹으라는 개념으로 오마카세를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현재 사람들이 알고 있는 셰프의 미각과 판단에 전적으로 맡긴다는 우아한(?) 뜻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오마카세는 스시 네타의 식재료를 매일 구입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는 상황을 개선하는 시도에서 나왔다고도 할 수 있다.


오마카세 스시야를 방문해 오늘은 어떤 음식이 나올지에 대한 기분 좋은 두근거림, 제철에 맞는 음식을 구한 셰프의 수고와 자신만의 요리기술로 마련한 네타로 만들어 주는 스시를 음미할 수 있는 오마카세 스시는 이제 전 세계의 한 장르이자 표준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첫출발이 어떤 연유에서 나왔던 스시 오마카세는 수산물이 많은 스시야에서는 필연적인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식재료의 수급에 문제가 별로 없는 한우 옴마카세나 한식 한상차림과 같은 말을 놔두고 한식 오마카세라는 말을 붙이는 상술이나 이를 받아들이는 외숙문화는 분명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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