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도 출세하고 볼 일이네

성장에 따라 이름이 바뀌는 일본의 생선 이름

by 유사쪼 yoosazzo

일식의 주요 식재료인 생선은 같은 생선이라도 다른 이름 즉 이명(異名)을 가진 것들이 많다. 한국에서는 금태라고 불리는 눈볼대, 우럭이라고 불리는 조피볼락 등이 대표적이다. 재밌는 것은 많이 불리는 금태와 우럭이 표준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하나의 생선이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방금 예시된 금태는 아카무츠(赤鯥 アカムツ), 노도구로(喉黒ノドグロ) 등으로 불리는데, 일본 역시 사람들이 많이 부르는 이름은 표준어인 아카무츠가 아니고 노도구로이다. 아카무츠에서 아카(赤)는 빨갛다는 뜻이고 무츠(鯥)는 게르치과의 생선을 뜻한다. 노도구로는 노도(喉 목구멍)가 검정(쿠로 黒)이라고 해서다. 일본의 생선명은 외관의 특징에 의해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목구멍에 있는 복막의 색상에 착안했다는 것이 뭔가 디테일스럽다.


같은 생선이 여러 이름을 가지는 것과는 조금 다른 개념의 생선명이 있다. 동일한 생선이 성장하면서 이름이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일본에서는 '출세어(出世魚, 슛세우오)'라고 부른다. 방어, 전어, 농어 등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이름이 바뀌는데 왜 출세(지위가 올라감)한다고 하는 것일까. 그것은 메이지시대에 호적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이어졌던 무사나 학자의 풍습과 관련이 있다. 당시 무사나 학자들은 지금의 성인식에 해당하는 관례(元服)를 치르면, 아명(어릴 적 이름)을 성인의 이름으로 바꾸고 의복도 새로 갖춰 입으며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크게 축하했다. 또한 출세할 때마다 그 신분에 걸맞게 개명하는 풍습이 있었다. 이러한 유래로 인해 이름이 바뀌는 물고기는 '출세어'라 불리며 길조로 여겨졌고, 축하 선물로도 쓰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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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을 거쳐 현재 일본의 식당을 대상으로 인바운드 마케팅 컨설팅과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리얼한 일본 외식문화 및 외식업계의 정보를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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