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나폴리와는 상관없는 일본식 스파게티의 발상 스토리
음식이름에 어떤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실제로는 그 음식에 사용한 식재료나 발상이 된 지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그런 메뉴들이 있다. 우동 메뉴 가운데 키츠네우동이라는 것이 있다. 키츠네우동은 우동면과 함께 유부(얇게 썬 두부를 기름에 튀겨 만든 일본 식재료)가 들어가는데, 정작 우동이름은 일본어로 여우를 뜻하는 '키츠네'라는 단어가 붙었다. 우동 편에서 상세하게 얘기하겠지만, 이는 일본의 대표적인 신사 중의 하나인 이나리신사의 사자인 여우에게 유부를 바친다는 신앙에서 유래했다. 마키즈시 가운데 오이를 넣은 캇파마키라는 것이 있는데 이 역시도 일본의 설화에 나오는 요괴인 캇파가 오이를 좋아했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이런 사례는 수도 없이 많지만 이번 장에서는 그 대표적인 예로 나폴리탄(ナポリタン)에 얽힌 이야기를 하겠다.
나폴리탄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왠지 이탈리아의 나폴리가 발상일 것 같지만, 사실은 이탈리아 나폴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본에서 탄생한 음식이다. 스파게티를 케첩으로 볶아 만드는 이 요리는 지금도 일본의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메뉴로, 일본식 파스타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나폴리탄이 탄생한 시점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무렵으로 일본 사회의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전쟁이 끝난 뒤 일본은 식량난과 함께 서양 음식 문화가 빠르게 유입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군이 일본에 주둔하면서 밀가루, 케첩, 햄 같은 서양 식재료가 일본에 널리 보급되었다. 이 시기에 일본의 요리사들은 기존 일본인의 입맛에 맞게 서양 요리를 변형한 새로운 요리들을 만들어냈는데, 이러한 음식들을 통틀어 요쇼쿠(洋食 서양풍 일본요리)라고 부른다. 나폴리탄 역시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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