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부양하면서 겪었던 일과 생각을 두서없이 나열합니다.
부모님 부양하면서 겪었던 일과 생각을 두서없이 나열합니다.
한차례 큰 수술을 겪고 나서
아버지는 전립선과 그 주변의 근육을 잃어서 소변볼 때 필요한 근육을 회복해야 했고 그로 인해 요실금 증상이 생겨서 디펜드를 사용하셔야 했다. (디펜드는 정말 최고다)
디펜드의 제품군이 그렇게나 종류가 다양하고 여러 가지 상황에 맞춰서 구성되어 있는지도 처음 알았는데
이런 요양과 관련된 물품(?)들은 볼 때마다 사실 좀 감동이었고
(이불같이 깔아드리는 시트류도 있어서) 앞으로 더 미래에는 이런 걸 사면되겠구나 하고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비싸서 잘 알아보고 사야 한다. 생김새를 잘 몰라 몇 번 잘못 샀던 경험이 있다.
나는 이렇게 지금까지는 알지 못했던 개념의 상품들을 자세히 구경하는 것을 매우 흥미로워하기 때문에 이런 과정이 하나도 스트레스가 되지 않고 오히려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리고 이렇게 필요한 물건들을 대신 구매 해드리면서 나의 쇼핑 욕구를 잘 채웠던 것 같다.
어떤 물건이든 상관없이 그냥 '소비'가 하고 싶어지는 순간에 적절하게 꼭 필요한 물품을 샀던 거라 기분도 좋았었다.
수술 전에는 자녀들한테 부탁하나, 아쉬운 소리 하기 싫어하셨는데(심부름과는 다름. 잘 시키심)
고맙다는 말도 하시고! (충격)
우리가 병원에서 보호자 역할을 해서 그랬는지 스스로 생각이 좀 바뀌셨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이제야 자녀들에게 본인의 불편함을 털어놓고 필요한 의료보조기구들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때 전립선 암뿐만 아니라 오랜 흡연으로 인해 폐기종도 같이 진단을 받으셨는데
병원에서 추천받은 폐활량 운동기기도 사주면 하겠다고 하여
입원실에서 쓰던 것과 동일한 것으로 구매해드렸다. (내가 구매했을 때는 6천 원이었다. 비싼 거 살 필요 없다.)
하지만 이 운동기기도 여느 가정 내의 운동 기기와 마찬가지로 결국 먼지만 쌓여갔다.
그리고 이때쯤부터 슬슬 관절이 아프다 하셔서 여러 가지 검사를 시작했었다.
걸음걸이도 많이 느려지고, 보기에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작은 언니가 멋쟁이 지팡이를 사드렸는데, 지팡이는 본인이 확 늙은 것 같아서 심리적인 거부감이 들었는지 강경하게 거부하고 '아직 이 정돈 아니다'를 계속 주장하셨다.
그럴 때마다(무단횡단을 하신다던가, 운전하면서 다른 차에게 시비를 건다던가 하는 행동을 하실 때도)
우리는 아래 두 가지를 항상 강조하고 있다.
1. 현실직시. 노인임을 받아들이세요
2. 이제는 우리가 보호자임을 인정하세요
하지만 지팡이는 지금도 거부하신다. 지팡이도 먼지만 쌓여가는 중...
먼지만 쌓여가는 것들 말고 제일 잘 구매했다고 느껴지는 가정용 의료 기기는 단연 '혈압측정기'이다.
이것은 아마 생신인지(?) 어버이날(?) 선물로 사드렸다.
아버지는 가족력으로 고혈압도 있으셔서 고혈압 약은 이제 계속 드셔야 되는 상황인데,
혈압측정기도 직접 필요하다고 요청하셔서 골라서 사드렸던 것이다. 어머니까지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고를 때는 기기가 좀 크더라도 액정도 커서 잘 보이고, 버튼도 큰 것으로 사야 기계에 거부감 없이 잘 사용하신다. 집에서 부피 좀 차지하면 어떤가 이런 종류의 물건은 실 사용자가 잘 쓰기만 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혈압측정기는 10만 원쯤이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사용했던 디펜드는 조금 남아서 당근으로 거래를 하였는데
이때 거래하러 나오셨던 분도 어머니가 요실금이 있으시나 아직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있어서 새 제품을 사기는 부담스러워서 사본다는 TMI를 시작으로 짧게 대화를 하였는데, 나와 나이차이가 꽤 있으신 어르신이었는데도 대화 주제가 부모님의 건강과 요양이다 보니 말이 되게 잘 통하고 헤어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재밌었다.
그분도 유용하게 잘 쓰셨기를 바란다.
지금 생각나는 구매 용품들은 이 정도이고 향후 더 알리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유한킴벌리(디펜드회사)에 감사를 표하며 치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