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단언집 08화

지속

어떤 일이나 상태를 오래 계속함

by 유예리

때때로 우린 머리와 몸이 따로 논다고 말한다.

나의 경우는 특히, 운동을 배울 때 체감한다.

아직 어린 나이라 이 말이 우스울지 몰라도, 한 해씩 더해질수록 더 어렵다.


생각해 보면 중학교 때부터 그랬다. 반 전체가 준비하는 단체 장기자랑에서 내 춤은 그저 허우적에 불과했다. 그렇다 몸을 쓰는 데는 정말 답이 없는 몸치였다.


그 몸치가 몸을 쓰는 즐거움을 느낀 건 3년 전쯤이었다. PT를 50회를 하면서 드디어 근육이 쓰인다는 느낌을 알았을 때. 못하는 걸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었다.


순간의 희열은 여러 도전을 하게 했다. 요가, 수영, 클라이밍, 잠깐의 주짓수. 배울 수 있는 운동은 닥치는 대로 해봤다. 그렇게 3년간 나는 주 4일 이상을 꼬박 운동하는 사람으로 거듭났다.


그래서 이제 몸치에서 벗어났냐 묻는다면, 한참 멀었다고 답하고 싶다. 어쩌면 평생 벗어나지 못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부족이 나를 지속하게 한다.


항상 실수하는 아사나를 대하며, 부족한 힘을 기를 수 있는 근력운동을 추가한다. 몸이 무거워 운동이 점점 벅찰 땐, 수영으로 몸을 가벼이 한다.


지속에 따라오는 말은 가능성이다. 오래 계속하는 일은 지난하고 지루하기에, 얼마나 할 수 있는지를 가늠한다. 나에게 가능성은 올바르게 부족함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지속하는 나를 자랑스러워해 주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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