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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볼러 Apr 26. 2018

엄마를 위한 내 맘대로 제주 패키지 - 2일차

3박 4일 제주도 가족여행

# 하늘과 맞닿은 태고의 신비, 한라산

이번 3박 4일 제주도 여행의 사실상 메인 코스는 한라산이다. 평소 올레길 트래킹이 취미인 엄마를 위한 맞춤 코스! 첫째 날은 오자마자 정신없을 것 같고, 뒤로 갈수록 지칠 것 같고, 둘째 날이 가장 적당하지 싶었다.

그렇게 제주에 온 지 이틀째 되던 날, 깊은 숙면에도 불구하고 첫날의 피로는 여전했지만 우리는 부지런히 몸을 움직였다.


시작은 성판악에서...

총 7개의 탐방로 중 우리는 성판악에서 시작했다. 대학시절 친구들과 관음사에서 시작해 성판악으로 내려온 적이 있었는데 당시 올라갈 때 내려오는 사람들과 마주치고, 내려갈 때는 올라오는 사람들과 마주쳤다. 완만한 성판악으로 올라 험한 관음사로 내려오는 것이 보통의 루트라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나로서는 험한 코스로 올라가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지만 이번 여행은 엄마가 주인공인 만큼 엄마를 위해 성판악 코스에서 시작을 했다.

등산 준비 완료! 성판악 탐방로 입구에서...
우리가 오르게 될 여정 (출처: 한라산 공식 홈페이지)
제법 프로 산꾼 느낌이 나는 엄마와 그 옆, 산속의 골리앗 같은 동생


세상이 신비로워지는 순간

한라산 등반을 계획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날씨였다. 첫날 사려니숲길에서 폭우를 만나고 그 이후로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여전히 꾸리꾸리 했다. 언제고 비가 쏟아져도 이상할 게 없는 그런 날씨. 다행히도 산을 오르면서 날씨는 점점 좋아졌다. 이따금씩 울창한 숲 사이로 아침 햇살이 내비쳤다.


성판악 코스는 완만하면서 키 큰 나무들이 빼곡히 심어진 숲길이 주를 이뤘다. 천천히 걸으며 삼림욕하기에 제격. 숲이 워낙 울창한 덕에 한여름에 와도 제법 시원한 공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숲으로 둘러싸여 얼마나 높이 왔는지, 주변 경관을 볼 수 있는 재미는 좀 덜했다.

하지만 사라오름과 진달래 대피소를 지나고부터는 조금 달라졌다. 산세도 조금씩 험해지고 울창했던 숲에서 조금씩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나무들 틈 사이로 보였던 하늘이 점점 더 넓게 보였고, 나뭇가지 틈 사이에 숨어 비치던 햇살도 이제는 세상 밖으로 당당하게 나와 있었다.

 

정상에 거의 다다른 해발 1750미터. 위 공기 아래 공기 다르다는 말처럼 이곳의 공기는 왠지 더 신선하고 상쾌하다. 머리 위에 있던 키 큰 나무들이 이제는 모두 내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파란 하늘이 훤히 보이고 구름들이 사뿐히 거닌다. 어느새 날씨가 화창하게 바뀌었다.

또 하나 바뀐 것이 있다면 내 눈에 비치는 세상의 모습이었다. 종교를 막론하고 세상과 인간을 창조한 어떤 존재(흔히 '신'이라 부르는)가 있고, 그 존재가 가장 높은 곳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다면 바로 여기가 아닐까 싶다. 구름 때문인지 안개 낀 듯 흐릿하게 내려다보이는 평범한 세상이 새삼 신비롭게 다가왔다.

이렇게 높은 곳에도 꽃은 핀다


드디어, 녀석을 보았다!

흰 사슴이 물을 마셨다는 곳, 백록담. 드디어, 녀석을 보았다.

하늘이 허락해야 볼 수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 올라와서도 못 보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던데...(대학시절 친구들과 왔을 당시 보지 못했다.) 하늘은 우리 가족을 기꺼이 허락했다. 이제 막 개기 시작한 날씨 덕분에 백록담의 모습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움푹 파인 분화구에는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그 어떤 생명체도 다녀간 흔적이 없는 것 같았다. 한겨울 흰 눈이 갓 소복이 쌓여있는 길처럼 순수해 보였다. 설사 들어가서 걷는 것이 허락된다 할지라도 저 순수함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 걷지 못하고 그냥 지켜볼 것 만 같다.


백록담의 물은 흔히 달력에서 보아온 환상 속 백록담의 그것과 비교하면 한없이 초라했다. 하지만 이 모습이 보통의 백록담 모습이라고 한다. 한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이조차도 볼 수 없다고...

비가 온 양에 따라 물의 양에는 조금 차이는 있지만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호수처럼 고여있는 만수위의 비경을 보는 것은 그야말로 로또를 맞는 일만큼 운이 좋은 거란다. 하늘이 우리 가족을 기꺼이 허락한 줄 알았는데 기꺼이까지는 아니었나 보다. 계절마다 그 모습이 달라 최소 4번은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하늘이 온전히 허락할 그 날까지 몇 번이고 다시 찾아야겠다.


세상의 꼭대기에서 만세를 외치다
구름이 몰려온다!


# 흑돼지에 올래? 한잔

등산으로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고기만 한 음식이 또 있을까? 제주에서는 단연 흑돼지! 상추 위에 두툼한 삼겹살 한 점 올려놓고 그 위에 구운 버섯, 새콤달콤 파절이, 쌈장으로 마침표를 찍어 한입에 넣으면 등산으로 지친 다리 근육과 탈수로 기진맥진해진 몸이 어느새 살아난다. 거기에 한라산 올래? 한 잔이면 화룡점정! 단, 운동 후 지나친 음주는 금물!






[ 엄마를 위한 제주 패키지 2일 차 ]
한라산 국립공원(성판악 코스 등산) -> 백록담 -> 한라산 국립공원(관음사 코스 하산) -> 흑돼지


한라산 국립공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한라산은 높이 1,947.269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정상은 백록담으로 화산호가 있다. 백록담이라는 이름은 흰 사슴이 물을 먹는 곳이라는 뜻에서 왔다. 물이 가득 찬 백록담의 모습은 항상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날씨에 달려있다. 때문에 흔히 하늘이 허락해야 볼 수 있다고 전해진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상효동 산220-1

[입산시간]
  - 동절기(1-2월, 11-12월) : 6AM
  - 춘추절기(3-4월, 9-10월): 5:30AM
  - 하절기(5-6월, 7-8월): 5AM

[탐방로]
  - 어리목(6.8km/3시간) : 어리목 > 사제비동산 > 윗세오름 > 남벽분기점
  - 영실(5.8km/2시간 30분) : 영실 > 병풍바위 > 윗세오름 > 남벽분기점
  -  성판악(9.6km/4시간 30분) : 성판악입구 > 속밭 > 사라악 > 진달래밭 > 정상
  -  관음사(8.7km/5시간) : 관음사야영장 > 탐라계곡 > 삼각봉 > 정상
  -  어승생악(1.3km/30분) : 어승생탐방안내소 > 어승생악
  -  돈내코(7km/3시간 30분) : 탐방안내소 > 평퀘대피소 > 남벽분기점
  -  석굴암(1.5km/50분) : 충혼묘지 주차장 > 석굴암
   *상세 경로 홈페이지 참조 

[시설 사용료]
  - 입장료 무료
  - 주차 이륜차 500원 / 경형승용차 1,000원 / 승용차-4톤미만 1,800원
  - 야영장 사용료(관음사지구 아영장, 1박기준) 소형-3인용이하 3,000원 / 중형-4~9인용 4,500원 / 대형-10인용이상 6,000원

[샤워장 사용료]
  - 관음사 야영장, 1일 1회, 야영객에 한해 사용 가능
  - 운영시간 9AM - 11AM, 15PM - 18PM
  - 어른 600원 / 청소년 400원 / 어린이 300원

[전화] 064-713-9950

[홈페이지] http://www.jeju.go.kr/hallasan/index.htm


한가네 흑돼지

서귀포시청 제 2청사 근처 깔끔한 제주 흑돼지 집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서호호근로 42

[영업시간] 매일 11AM - 21:30PM

[메뉴 및 가격]
  - 제주 흑돼지 오겹살(180g) 18,000원
  - 제주도 흑돼지 특수부위 모듬(대) 72,000원
  - 한가네 명품세트(1인분) 40,000원
  - 제주 흑돼지 목살(180g) 18,000원
  - 양념갈비(400g) 16,000원

[전화] 064-733-1188


참조: 네이버 플레이스/지식백과, 한라산 국립공원 홈페이지, 한가네 흑돼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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