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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볼러 May 01. 2018

엄마를 위한 내 맘대로 제주 패키지 - 4일차

3박 4일 제주도 가족여행

# 아침이 특별해지는 순간

해가 뜨면 엄마가 가장 먼저 일어난다. 그리고는 바로 아침밥을 준비하신다. 나는 부산스러운 부엌 소리에 잠에서 깨곤 한다. 내가 씻고 나온 사이 아침상이 거하게 차려져 있다. 하지만 난 출근하기 바빠 먹기가 힘들다. 결국 엄마는 혼자서 아침 식사를 하신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매일 아침 일상은 이렇게 돌아간다.

문득 매일 맞이하는 아침이 엄마에게는 외로운 아침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나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엄마에게는 일상의 작은 행복이자 추억이 될 수도 있는 일일 텐데... 밤잠 없고 아침잠 많은 아들 때문에 엄마는 늘 외롭게 아침을 맞이해야 했다. 알면서도 늘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 그런 엄마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이번만큼은 특별한 아침을 만들어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 특별한 아침으로는 역시 일출만 한 게 없다.


연인끼리, 친구끼리, 그리고 가족끼리. 다양한 인연의 사람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이곳 성산일출봉에 모여있다. 각자가 전부 다른 곳을 바라보며 살아온 사람들이겠지만 이 시간만큼은 모두가 한곳을 바라봤다. 저 멀리 하늘과 바다가 붙어있는 수평선을 응시하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오늘의 해를 기다렸다.

웅성웅성 수다 떠는 소리가 '오~'하는 탄성 소리로 일제히 바뀐다. 수평선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붉게 달궈진 수평선은 그새를 못 참고 곧 해를 드러내고야 말았다. '오~'에서 '와~'로 바뀌며 더 큰 탄성을 자아냈다. 무엇이 그렇게 좋을까? 매일 보는 해고 낮에도 볼 수 있는 해인데...라고 생각했던 나였는데 막상 갓 떠오르는 해를 보니 반가웠다. 매일 보는 해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이미 떠오른 해는 하루 몇 시간을 볼 수 있지만 떠오르고 있는 해는 벚꽃처럼 짧은 시간만을 우리에게 허락한다. 지나고 나면 추억할 수는 있어도 붙잡을 수는 없는 게 시간이기에 이 짧은 시간이 굉장히 소중하게 느껴졌다. 엄마와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하며 새삼 엄마의 소중함도 한 겹, 두 겹 더 두터워졌다.

제주도의 아침


# 가족싸움도 칼로 물 베기

작년 태국 방콕으로 떠났던 가족여행 중, 엄마와 우리 두 아들 간에 한두 차례 전쟁이 발발하곤 했다. 여행을 다녀온 후 당시 다투었던 기억이 떠오를 때면 '왜 그랬을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후회가 막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행에서도 역시나 사소한 말다툼은 피할 수 없었다. 대부분 따지고 들자면 끝이 없지만 딱히 정해진 결론이 있는 것도 아닌 일들로 다투곤 했다. 때문에 한번 불꽃이 튀면 어느 한쪽도 사그라드는 법이 없었다. 그럴 때마다 소방차처럼 나타나 불을 꺼주는 건 다름 아닌 제주의 풍경이었다. 언쟁을 하다가도 눈에 들어온 제주의 풍경에 감탄사를 내뱉으면 자연스럽게 화제가 전환되었고, 어느새 싸웠냐는 듯 우리는 카메라에 추억을 남겼다. 칼로 물 베기라는 부부싸움처럼 우리의 가족싸움도 칼로 물 베기였다. 티격태격하다가도 바로 웃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연결고리, 그게 가족인 것 같다.

불과 몇 분전까지만해도 서로 얼굴을 붉혔던 화목한(?) 우리가족


제주 공항으로 가는 길, 제주에서의 막바지 추억을 담으며 제주와는 이만 안녕!



[ 엄마를 위한 제주 패키지 4일 차 ]
성산일출봉 -> 섭지코지 -> 해맞이해안로 드라이브 ->  월정리해수욕장-> 김녕해수욕장 -> 제주공항


성산일출봉

마그마가 물속에서 분출하면서 만들어진 수성화산체로 한라산과 함께 제주의 시그니처 관광지 중 하나. 정상인 분화구 둘레에 99개의 작은 봉우리들이 있는데 이 모습이 거대한 성과 같다 하여 '성산', 해가 뜨는 모습이 장관이라 하여 '일출봉', 그래서 성산일출봉이라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78

[이용 시간] 매일 7AM - 20PM (매표마감 19PM)

[입장료]
  - 성인 5,000원
  - 어린이, 청소년, 군인 2,500원

[전화] 064-783-0959


섭지코지

드라마나 영화 촬영 명소로 잘 알려진 섭지코지의 섭지란, 재사(才士)가 많이 배출되는 지세라는 뜻이며, 코지는 육지에서 바다로 톡 튀어나온 '곶'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제주 동부 해안에 볼록 튀어나온 섭지코지는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해안 풍경이 일품이다. 들머리의 신양해변 백사장, 끝머리 언덕 위 평원에 드리워진 유채밭, 여유롭게 풀을 뜯는 제주 조랑말들, 바위로 둘러친 해안절벽과 우뚝 치솟은 전설 어린 선바위 등은 전형적인 제주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단적비연수, 이재수의 난, 천일야, 올인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 107

[영업시간]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주차요금]
  - 승용차 1,000원
  - 승합차 2,000원
  - 버스 2,000원

[전화] 064-782-0080


월정리 해변

제주 동쪽에 위치한 마을인 '월정리'는 '달이 머문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서정적인 풍경의 마을이다. 맑은 날 밤이면 에메랄드빛 바다 위로 밝은 달이 비친다. 수심이 얕아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물놀이를 즐기기 좋고, 풍경이 아름다운 셀프웨딩 촬영지로도 각광을 받는다. 삼각대를 든 웨딩 드레스와 턱시도 차림의 커플들을 심심치 않게 구경할 수 있다. 트렌디한 카페거리가 조성되어 있으니 월정리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보자.

[주소] 제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33-3


김녕성세기해변

제주 안에서도 손꼽히는 고운 모래와 에메랄드빛의 투명한 바닷물을 자랑한다. 월정리와 마찬가지로 아이와 함께인 가족들이 물놀이하기에 좋고, 셀프웨딩 촬영지로도 인기가 있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7-6

[영업시간] 매일 10AM - 19PM

[전화] 064-728-3988


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플레이스, VISIT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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