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바르샤바 별로래? - Just look around
대도시, 특히 수도에는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서 마천루(고층건물, Skyscraper)가 하나씩은 꼭 있다. 서울의 63빌딩? 은 너무 아재 감성이고 이제는 롯데타워(Lotte World Tower),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이 내가 아는 대표적인 마천루들이다. 이외에도 ‘마천루’로 웹서핑을 해보면 전 세계 여러 도시의 마천루가 나온다.(2020년 위키백과 데이터 기준, 72위 안에 중국이 총 34개의 마천루가 등록되어 있다. 역시 대륙의 힘!)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도 마천루가 있다. 스탈린 건축 양식으로 ‘스탈린의 피라미드’, ‘러시아 케이크’, ‘주사기’, ‘우주로켓’, ‘스탈린 대성당’이라는 다양한 별명을 가지고 있는 문화과학궁전(Pałac Kultury i Nauki, PKiN)이다. 그런데 별명들에서 어딘지 문화과학궁전을 놀리는 것 같은 스멜이 느껴지지 않는가? 이유가 있다. 몇몇 별명에도 나와 있듯이 문화과학궁전은 구 소련 연방의 최고 권력자 이오시프 스탈린(Joseph Stalin)이 폴란드에 준 선물이었기 때문이다. 구 소련 연방이 폴란드와의 우정을 표현한답시고 지은 건물이었지만, 폴란드 국민들에게는 그들의 침략을 상징하는 혐오시설일 뿐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있었단다. 그래야 문화과학궁전이 보이지 않는 바르샤바를 볼 수 있으니까.(문득 에펠탑이 싫어 점심을 일부러 에펠탑 안의 식당에서 해결하곤 했다는 프랑스 소설가 모파상의 일화가 떠올랐다.)
바르샤바에서 탔던 한 택시 기사님 말씀에 따르면 현재는 옛날만큼 혐오시설 취급을 받지는 않는단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바뀌면서 문화과학궁전도 기능적으로나 인식적으로나 함께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 말을 대변하듯 실제 문화과학궁전을 찾았을 때 관광객뿐만 아니라 연인이나 가족 단위의 폴란드 로컬들도 많이 보였다.
전망대에 올라 바르샤바 전경을 감상했다. 아직 문화과학궁전에 마음을 열지 못한 폴란드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문화과학궁전 안보다는 밖에서 보는 바르샤바가 훠~얼씬 좋았다. 바르샤바는 역시 문화과학궁전이 땋! 보여줘야 제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