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몰 라군 & 빅 라군

도시 여행자의 대자연 휴양 여행 - Just look around

by 트래볼러

엘 니도 호핑투어의 메인 스폿은 미니락 아일랜드 북쪽에 있는 스몰 라군(Small Lagoon)과 빅 라군(Big Lagoon)이다. 그중 스몰 라군은 수심이 깊지 않아 수상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대표적인 수상 액티비티는 카약. 이름 그대로 라군 사이즈가 ‘스몰(Small)’ 인지라 방카로는 안쪽까지 접근할 수가 없어 카약을 타고 들어가야 했다. 카약을 타고 스몰 라군으로 통하는 비공식 입구인 바위틈 같은 통로를 지나자 시공간을 초월한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빙 둘러진 기암절벽들이 주변 소음을 차단해 바깥세상과 안쪽 세상으로 완전히 분리된 느낌이었다. 노 젓는 물소리와 카약이 물을 가르는 소리 이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사진은 찍고 싶은데 카메라 셔터 소리마저 눈치가 보일 정도이니 사람들도 대화를 할 때면 속삭였다. 엘 니도에 필리핀 최후의 비경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가 스몰 라군 때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경치와 분위기를 스몰 라군이 가지고 있었다.

호핑투어 하러 가는 길, 하롱베이는 안 가봤지만 하롱베이 같았던 바다 풍경
스몰 라군 초입 도착!
IMG_7099_보정.jpg
IMG_7026_보정.jpg
카누 탑승 대기 중 다가오신 수상 편의점(?) 아저씨, 잔돈이 없어 하나도 못 팔아드렸는데도 사진을 찍자 환하게 웃어주셨다.(죄송^^;;)
스몰 라군 초입에 있었던 이름 모를 해변, 뭔가 신비스러운 느낌
IMG_7030_보정.jpg
IMG_7078_보정.jpg
하나! 둘! 하나! 둘! 카누 타고 스몰 라군으로~
스몰 라군으로 들어가는 관문
노 젓는 소리만 들린다, 고요~~~
병풍 같았던 스몰 라군의 기암절벽, 이 안에 들어오니 바깥세상과 단절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빅 라군은 말 그대로 ‘빅(Big)’ 했다. 사이즈가 큰 만큼 수심도 깊어 카약이나 스노클링 같은 액티비티는 초입에서만 가능하고 안쪽은 방카를 타고 들어가야 했다. 빅 라군은 스몰 라군에서와 같은 신비로운 느낌은 없었지만 대신 웅장했다. 스몰 라군과 마찬가지로 주변은 기암절벽들로 둘러싸여 있지만 공간이 워낙 넓다 보니 시원시원했다. 가이드 피셜에 따르면 빅 라군은 본디 바닷속에 잠겨 있는 동굴이었다고 한다. 땅 밑에 있던 동굴이 융기되어 올라왔다가 천장이 내려앉으면서 지금처럼 뚜껑이 열린 라군이 된 것이라고.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지금도 조금씩 융기가 진행되고 있단다. 어쩌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빅 라군은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IMG_7105_보정.jpg
빅 라군 초입, 여기까지만 액티비티가 가능하다
빅 라군에서는 스노클링이나 카누를 즐기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점점 진해지는 물색, 깊어지고 있다는 증거
IMG_7112_보정.jpg
IMG_7111_보정.jpg
스몰 라군과는 또 다른 느낌, 사진으로만 봤던 진짜 에메랄드빛 물을 여기서 봤다
IMG_7117_보정.jpg
사진으로는 그 웅장함을 다 담을 수 없었던 빅 라군
그나마 영상으로는 조금 담을 수 있었던 빅 라군의 웅장함
호핑투어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어느덧 엘 니도에 노을이 지고 있었다
잠시 바다 위에 멈춰 맥주 한 캔 하며 노을 감상
시간이 지나자 노을은 오렌지빛에서 보랏빛으로 서서히 변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 생애 첫 스노클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