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여행자의 대자연 휴양 여행 - Just look around
엘 니도 호핑투어의 메인 스폿은 미니락 아일랜드 북쪽에 있는 스몰 라군(Small Lagoon)과 빅 라군(Big Lagoon)이다. 그중 스몰 라군은 수심이 깊지 않아 수상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대표적인 수상 액티비티는 카약. 이름 그대로 라군 사이즈가 ‘스몰(Small)’ 인지라 방카로는 안쪽까지 접근할 수가 없어 카약을 타고 들어가야 했다. 카약을 타고 스몰 라군으로 통하는 비공식 입구인 바위틈 같은 통로를 지나자 시공간을 초월한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빙 둘러진 기암절벽들이 주변 소음을 차단해 바깥세상과 안쪽 세상으로 완전히 분리된 느낌이었다. 노 젓는 물소리와 카약이 물을 가르는 소리 이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사진은 찍고 싶은데 카메라 셔터 소리마저 눈치가 보일 정도이니 사람들도 대화를 할 때면 속삭였다. 엘 니도에 필리핀 최후의 비경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가 스몰 라군 때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경치와 분위기를 스몰 라군이 가지고 있었다.
빅 라군은 말 그대로 ‘빅(Big)’ 했다. 사이즈가 큰 만큼 수심도 깊어 카약이나 스노클링 같은 액티비티는 초입에서만 가능하고 안쪽은 방카를 타고 들어가야 했다. 빅 라군은 스몰 라군에서와 같은 신비로운 느낌은 없었지만 대신 웅장했다. 스몰 라군과 마찬가지로 주변은 기암절벽들로 둘러싸여 있지만 공간이 워낙 넓다 보니 시원시원했다. 가이드 피셜에 따르면 빅 라군은 본디 바닷속에 잠겨 있는 동굴이었다고 한다. 땅 밑에 있던 동굴이 융기되어 올라왔다가 천장이 내려앉으면서 지금처럼 뚜껑이 열린 라군이 된 것이라고.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지금도 조금씩 융기가 진행되고 있단다. 어쩌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빅 라군은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