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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볼러 Apr 07. 2017

동서남북, 제주 한바퀴-동편

제주도, 4박 5일로 둘러보기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제주도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최고 인기 여행지 중 하나이다. 길거리에 낙엽이 바삭하게 밟히는 가을. 나는 4박 5일이라는 시간을 가지고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어릴 적 가족끼리, 대학시절 친구들끼리 제주여행을 온 적이 있다. 가족여행은 너무 어렸을 적이라 내가 뛰놀던 해수욕장이 중문과 함덕해수욕장이라는 것밖에는 기억이 나지 않았고, 친구들끼리 왔을 때는 한라산 등반을 목적으로 캠핑을 했던지라 다른 곳은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하는 이번 3번째 여행에서는 제주 전체를 한번 훑고 싶었다. 몇 번을 와도 부족할 만큼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가 있다던데 그 소문의 진실을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 그렇게 야심찬 마음으로 지도를 펼쳐 꼼꼼히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4박 5일로 내 욕심을 다 채우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아쉽지만 이번에는 제주 외곽에 집중하기로 했다.


서, 남, 동, 북

해안도로를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이렇게 완성된 4박 5일 제주 한 바퀴!

지금부터 시~작!


5일간 나의 길이 되어준 지도




< 동쪽 제주 >
섭지코지 ▶ 월정리 해안도로 ▶ 월정리(1박) ▶ 우도 ▶ 월정리 해안도로 ▶ 해녀박물관 ▶ 월정리 해안도로 ▶ 월정리(1박)


# 그날의 섭지코지

"갈 수 있겠어??? 그냥 돌아갈까?"

"아니, 괜찮아... 여기까지 왔는데... 천천히 걸으면 되지~ 걸을 순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화창한 오후였지만 섭지코지를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하필이면 오늘 여자친구의 컨디션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 마법에 걸리는 날. 평소 마법 앓이를 심하게 하는 턱에 그날이면 늘 진통제를 달고 살고, 마음의 날씨도 흐림이 된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인지라 감정이 다른 감각들을 지배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곳도 기분이 별로이면 좋아 보일 수 없다. 섭지코지라고 해서 다를 리 없었다. 셀카를 찍으며 애써 웃어도 보고,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하고, 넓은 바다를 보며 숨을 크게 쉬어보기도 했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더 상태가 나빠지기 전에 돌아가는 게 좋을 듯 싶다. 아쉽지만 언젠가는 다시 찾을 제주이기에 그때 다시 오기로 하고 섭지코지와는 이만...


# 여행코스보다는 여행지가 더 어울리는 곳

제주 성산항에서 배로 20분. 우도에 도착했다. 서울에 비하면 한적한 제주도지만 우도는 그런 제주도보다도 더 한적한 느낌이다. 우리는 먼저 우도 8경 중 제8경인 서빈백사로 향한다. 그곳에 우도의 명물 땅콩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비치 클럽에 온듯한 신나는 음악소리로 한 번, 귀엽고 재미있는 비주얼로 두 번, 여행객들의 귀와 눈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는 것은 달콤 고소한 땅콩 아이스크림의 맛.


“맛있네! 땅콩 크림 얼려서 슬러시로 먹는 것 같아.”


여행객들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한라봉 아이스크림(왼쪽)과 땅콩 아이스크림(오른쪽), 개취는 단연 땅콩!!! JMT!


우도 8경 중 4경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동굴 보트를 타러 검멀레 해변으로 왔다.


“부아아앙~~~”

“꺅~~~ㅋㅋㅋ”


우도 4경을 감상하며 잔잔히 이동하는 점잖은 보트일 거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아주 장난꾸러기다. 시작부터 빙그르르 원을 크게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몸풀기를 시작하더니 본격적으로 속력을 낸다.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잔잔한 물결에도 출렁거리며 낮은 점프를 반복한다. 거기에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또 원을 한 바퀴 빙~ 돌며 곡예 주행이 더해지니 사람들은 혼비백산. 그저 팔짱 끼고 편안하게 우도 4경을 감상하면 되는 줄 알았건만, 지금 내 두 손은 손잡이에 있고 편안하기는커녕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다.;;; 손에 힘이 풀릴 때쯤 보트는 잠시 멈추어 우도 5 경인 전포망도를 보여준다. 우도 4경의 가이드를 겸하고 있는 보트 선장님께서 직접 설명도 해주시고 전포망도를 배경으로 인생샷 사진 서비스도 해주신다. 하루에 이곳에서 수백 장을 찍으신다더니 대충 자리만 잡으면 알아서 원샷 원킬이다.

우도 4경을 다 돌아보고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길. 역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이제 마지막이라며 남은 기술들을 다 토해낸다. 출렁~출렁~, 휘청~휘청~ 뒤집어질 듯 뒤집어지지 않는 보트에 사람들은 물보라를 맞으며 마지막 비명을 지른다.


“와아아아아~~~~ㅋㅋㅋ”


동굴 보트 투어가 끝나고 나니 어느덧 배를 타고 우도를 나갈 시간이 되었다.


“아쉽다… 아직 나머지 4경 못 봤는데…”

“그러게, 생각보다 볼게 많네. 우도 재밌다.”

“다음엔 제주도 여행 말고 우도 여행 오자. 우도 2박 3일 여행.”

제 1 경 주간명월(晝間明月)
제 5 경 전포망도(前浦望島)
제 7 경 동안경굴(東岸鯨窟)
제 8 경 서빈백사(西濱白沙)
사람 얼굴이 보시나요???


#  즉흥 갈색 여행. 2

해안 도로를 따라 숙소로 향한다. 아직은 해가 지기 전이지만 곧 다가올 저녁을 생각하니 또 이렇게 하루가 가는가 싶은 아쉬움이 든다.


“이대로 들어가기 조금 아쉬운데, 우리 *갈색 여행 또 해볼까?”

(*갈색 여행: 갈색 관광지 표지판을 따라 즉흥으로 여행하기)

“그래! 대신 이번엔 내가 찾아볼게!”


첫 갈색 여행은 내가 주도했기에 이번 두 번째 갈색 여행은 여자친구에게 바통을 넘겼다. 굽이굽이 해안 도로를 따라가고 있는데,


“다음에 좌회전!!!”


어딘지도 모른 채 일단 핸들을 꺾어 급 좌회전을 한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도착한 곳은 제주해녀박물관이다.


감귤, 한라봉, 돌하르방과 같이 제주의 상징인 해녀. 제주 하면 해녀, 해녀 하면 제주 아니겠는가? 해녀박물관에는 말 그대로 해녀들의 역사와 삶, 문화 등 모든 것이 전시되어 있었다. 실제로 해녀를 본 적이 없는 난 영상 자료를 보며 해녀들의 삶을 감상했다.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슈트를 입고 잠수장비 하나 없이 맨몸으로 물속에 들어간다. 거침이 없다. 그냥 퐁당! 바닷물 속 강한 수압도 이겨내며 물질을 하고 나면 두통을 비롯한 온갖 직업병을 호소하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해녀로서의 직업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제 몸 아끼지 않고 물질을 한다. 이것이 바로 제주 해녀가 19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우리는 비록 즉흥 여행으로 오게 된 해녀박물관이지만, 앞으로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제주 여행에서 한 번쯤은 찾아올 수 있는 인싸 여행지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야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경축!!!



< TRAVEL NOTE >


섭지코지

드라마나 영화 촬영 명소로 잘 알려진 섭지코지의 섭지란, 재사(才士)가 많이 배출되는 지세라는 뜻이며, 코지는 육지에서 바다로 톡 튀어나온 '곶'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제주 동부 해안에 볼록 튀어나온 섭지코지는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해안 풍경이 일품이다. 들머리의 신양해변 백사장, 끝머리 언덕 위 평원에 드리워진 유채밭, 여유롭게 풀을 뜯는 제주 조랑말들, 바위로 둘러친 해안절벽과 우뚝 치솟은 전설 어린 선바위 등은 전형적인 제주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단적비연수, 이재수의 난, 천일야, 올인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 107

[영업시간]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주차요금]
  - 승용차 1,000원
  - 승합차 2,000원
  - 버스 2,000원

[전화] 064-782-0080


우도

소가 누워있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일찍부터 소섬 또는 쉐섬으로 불렸다. 완만한 경사와 옥토, 풍부한 어장, 우도팔경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관광지로써 제주의 대표적인 부속섬이다. 우도 8경을 비롯해 검멀레해변이나 우도봉, 홍조단괴해변, 하고수동해변 등 유명한 관광지나 즐길 거리가 많기에 제주 여행의 한 코스로서도 좋지만 하루 이틀 머물며 우도 여행을 와보는 것도 좋겠다. 우도에서 꼭 해야 할 것은 보트 투어와 땅콩 아이스크림 사 먹기.

[주소] 제주 제주시 우도면

[가는 법]
  - 제주 성산항 or 종달항 -> 우도 하우목동푸구 or 천진항
   *종달항은 배편이 많지 않아 대부분 성산항에서 출발한다.

[선박 시간]
  - 7AM - 18:30PM (정시 기준 매 30분 or 1시간 간격)
   *상세 시간은 포털사이트 검색 또는 오프라인으로 확인

[선박 요금]
  - 성인(왕복) 8,500원
  - 중고등학생(왕복) 8,100원
  - 초등학생 3,200원
  - 3세~7세 2,400원
  - 차량 21,600원 - 61,000원 (차종에 따라 다름)
   *2017년 8월 1일부터 렌터카 이용 제한(우도 내 숙박시설 이용 시 가능)

[전화] 064-782-5671


제주해녀박물관

제주의 해녀 문화를 전승, 보존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청 해양수산국 해양산업과에서 관리하는 박물관으로 제주 해녀에 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해녀관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교육/체험프로그램 등이 있어 자녀들과 함께 여행하면 좋은 곳.

[주소]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해녀박물관길 26

[관람시간]
  - 매일 9AM - 18PM (매표시간 9AM - 17PM)
  - 어린이 해녀관 9AM - 17PM
  - 휴관일 1월 1일/설날/추석/매주 월요일

[관람요금]
  - 성인(25~64세) 개인 1,100원 / 단체 800원
  - 청소년(13~24세) 개인 500원 / 단체 300원

[전화] 064-782-9898

[홈페이지] http://www.jeju.go.kr/haenyeo/index.htm


참조: 네이버 플레이스/지식백과/블로그, VISIT JEJU,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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