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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석영 Aug 10. 2018

프랑스 여행기(2)

#2. 디즈니 성을 만나다, 몽생미셸

2018.4.14~18. 프랑스 파리 몽생미셸 여행기




 숙소가 기차역 바로 옆이라 여유롭게 몽생미셸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 기차역 바깥에서 스타벅스 간판을 본 것 같은데 미로 같은 내부에서는 도저히 스타벅스를 찾을 수 없어 그냥 Paul에서 패스츄리를 사서 맥도널드 커피와 함께 아침을 즐겼습니다. 저는 원래 단 맛의 빵을 좋아하지 않아 패스츄리를 제 돈 주고 사는 일이 드문데, 확실히 프랑스의 패스츄리는 좀 더 얇으면서 식감이 바삭하여 프랑스에 있는 내내 아주 열심히 사 먹었지요. 기차를 타고 한 시간 반도 안되어 REN이라는 역에 도착했고 버스로 바로 갈아탔습니다. 버스에 몸을 싣자마자 친구는 소변이 급하다며 기사 아저씨께 화장실 위치를 묻고 헐레벌떡 나갔는데 또 금방 돌아와 버렸습니다. 50C가 없어 볼 일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배를 누르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안전벨트도 매지 못한 친구와 그걸 깔깔 거리면 놀리던 저는 이렇게 몽생미셸로 향합니다.     


@ Paul 패스츄리 / 버스안


 차창 밖으로 유럽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초록색 초원, 노란 풀꽃들, 층이 나눠져 다채로운 하늘의 색깔들, 그리고 소똥 냄새. 예쁘다는 말이 딱 적격이었습니다. 한 시간 조금 넘어 드디어 몽생미셸에 도착. 날씨가 기가 막히게 따스해서 내리자마자 저희의 기분마저 고조되었습니다. 관광지가 어떻게 이렇게 한적하고 고요할 수 있을까. 정류장에서 호텔까지 걸어가 짐을 맡기는데 카운터 남자 직원이 하트가 쏟아질 것 같은 눈으로 친구의 말을 경청해주었습니다. 원래도 챠밍 하다는 걸 알았지만. 다시금 친구의 매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지요. 다시 밖으로 나가, 점처럼 보이는 몽생미셸 수도원을 향해 걸었습니다. 수도원에 가까워지는 사이 사진을 100장 정도 찍었습니다. 친구의 사진 솜씨가 날로 좋아집니다. 배가 고파 우선 식당을 찾아 그토록 찾아 헤매던 Saulty Crepe를 주문. 저는 관자 커리 크레페를 시켰는데 크레페의 반죽이며 관자와 커리소스의 조화며, 정말이지 베스트였습니다.      


@ 드디어 몽생미셸 도착
@ 저 멀리 디즈니 성이 보여요
@ 셔틀버스마저 예쁩니다
@ 커리관자 크레페, 친구가 시킨 또 다른 햄 솔티 크레페

 드디어 수도원 내부로 들어갑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여기서도 만난 한국어 가이드는 감격스러움마저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한 주교의 꿈에 미카엘 대천사가 나타나 이 곳에 수도원을 지으라고 지시했는데 한 번 무시했더니, 그다음 꿈에 다시 나타나 지팡이로 주교의 이마를 톡 쳤다고 합니다. 다음 날 아침 꿈에서 깨 거울을 봤더니 이마가 푹 꺼진 것을 발견한 주교가, 이것은 정말 미카엘의 계시구나 깨달아 지었다는 몽생미셸 수도원. 조석간만의 차가 높은 지대에 지어져 100년 전쟁 중엔 영국 대항마로서의 역할을 했고, 프랑스혁명 때에는 수도사들이 쫓아내 후엔 관광지로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내부가 꽤 넓었는데 그 옛날에 어떻게 이런 거대하고 견고한 건물을 지을 수 있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 성당 안
@ 몽생미셸 수도원
@ 자네. 모델 해볼 생각 없나?


 숙소로 돌아갈 때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했고 숙소 바로 앞 마트에서 맥주와 간식거리들을 샀습니다. 호텔 방 안에는 냉장고가 없어 친구의 매력을 아까 그 남자 직원에게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예상대로 그는 당연하다는 듯 저희의 맥주를 받아주었습니다. 방에서 조금 쉬다가 해 질 녘 맥주를 마시고 다시 몽생미셸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짙은 파란색으로 덮인 하늘 아래 은은히 빛나기 시작하는 수도원은 정말이지 환상적이었습니다. 완전히 깜깜해지자 더욱더 빛을 발하는 수도원. 숙소에서 가까운 언덕 중턱에 앉아 친구와 함께 하늘을 보고 별 자리를 찾아보았습니다. 북두칠성이 꽤 가까이서, 명확하게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별을 봤을 때가 언제였지. 아 모로코, 사하라 사막에서 봤었구나. 다른 동행자와 함께 아주 처참한 마음으로 하늘을 봤었는데. 그 사이 참 많은 것들이 변했구나 조금 쓸쓸하기도, 알 듯 말 듯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 고즈넉한 몽생미셸의 저녁
@ 어두워지는 하늘에 불빛을 뿜는 몽생미셸
@ 디즈니 성이 반짝이는 듯 하지요
@ 완전한 깜깜함에 불빛마저 길을 잃은 몽생미셸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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