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성장하고 영향력을 길러낸다는 것
1. 일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란
2. 앞으로 내가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3. 앞으로 나는, To do
어느덧 이직 후 입사 3개월 차가 되었다. 업무 환경도, 업무 분야도 많이 달라졌지만 늘 일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만큼은 변함이 없다.
난 이상하게도, 남들이 적당히 하라는 말에서, 적당히라는 게 어떤 기준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는 편이었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미련이나 후회가 남지 않아서였다. ‘적당히’가 최고라는 군대에서도 언제나 어떻게 하면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병장이 되면 커터 칼이나 일을 할 때 필요한 장구는 모두 후임이 들게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음에도, 나는 허리춤에 차는 공구 주머니를 따로 사서 그 안에 갑판 정비에 필요한 공구들을 직접 들고 다녔다. 후임에게 ‘뭐 챙겨 다녀라, 뭐 들고 와라’라고 말하는 시간보다 내가 챙겨서 다니는 게 훨씬 효율적이었다.
본격적으로 사회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도, ‘일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점차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나는 단순히 한 사람이 2~3사람의 업무를 쳐내는 정도라기보다는 맡은 업무를 잘 ‘정의’하고, 잘 ‘분배’해서 함께 성과를 내게끔 만드는 전 과정이 ‘일을 잘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은 많지만, ‘잘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내게 있어서 ‘일’이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잘 설명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단순히 강의를 듣고, 세미나를 듣고, 책을 읽는다 해서 일을 잘하게 되진 않는다. 마케터에게 SQL이 필수라고 강의 사이트에서 마케팅을 하더라도, 우리 회사에서 SQL을 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것도 필요하지 않을까?’해서 수강한 강의들은 대부분 휘발된다. 내 상황에 어떤 게 가장 필요하고 강화해야 하는지 아는 것 또한 ‘일을 잘하기 위한’ 단계 중 하나라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 일이란, 지금 하고 있는 마케팅 일뿐만 아니라, 일 그 자체가 내겐 중요하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알아가는 것도 있고, 내가 스스로 내 삶을 책임질 수 있게끔 하는 것도 일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다른 사람과의 협업을 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내 존재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도 일이다. 그래서 나는 주변에서 노동에 가치를 폄하하고 경제적 자유를 말하더라도, 노동이라는 행위 자체가 신성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가장 크게 성장하고 배울 수 있는 것도 바로 일이다. 일이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 한 분야에 대해 이해하고 습득하고 알아가는 과정이기에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렇기에 입사 3개월까지 내가 세웠던 목표는 우리 회사가 어떤 bm을 가지고 있고, 어느 방향성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 그리고 내부적인 자료를 검토해서 우리 회사에서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내가 가진 장점과 이 회사에서 내가 잘 모르지만 해보고 싶은 것들을 나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나부터 살펴보자면, 내가 가진 강점은 다음과 같았다. 마케팅 영역과 같이 세부적으로 나뉘면 여러 갈래가 나오지만 크게 맥락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았다.
글쓰기 능력(노하우에 대한 공유)
문서화, 구조화, 시각화 능력
비용도 없고 사람도 없는 작은 규모의 기업에서 시도할 만한 마케팅 전략과 실행방안
무엇이든 해보고 배우고자 하는 능력
회고 및 레슨런
고객 중심 사고 및 인터뷰
그리고 내가 잘하지는 못하지만 계속 배우고 있고 해보고 싶었던 영역은 다음과 같았다.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 데이터가 흐르는 조직으로 만들기
SEO 및 웹 생태계에 대한 이해
-> 플랫폼이 아닌 자사몰 기반 SEO
이커머스 도메인에 대한 이해
이를 다시 노션 표로 항목화해서 보자면 다음과 같다.
개인적으로는 무엇인가를 해내는 능력들이 전반적으로 평균 값을 상회하지만, 제품에 대한 이해도나 사업적인 능력은 떨어지니 회사에 노하우를 습득하면서 내가 가진 마케팅 노하우나 지식들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가 관건이겠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변성윤(카일)님께서 이번에 인프런에서 새로운 강의 <PM을 위한 데이터 리터러시(프러덕트 데이터 분석)>를 여셨는데, 해당 강의 초반부에는 ‘회사에서 일을 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신기하게도 입사 때 했던 생각과 공통된 부분이 있어서 캡처를 했다.
입사 초반에는 내가 가진 강점을 기반으로 회사가 잘하는 영역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회사가 챙기지 못한 부분을 내 강점으로 커버할 수 있도록 해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게 정말 중요하다 생각한다.
이왕 회사에서 시간을 쓴다면, 그 시간을 보다 유의미하게 만들고 내가 좋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필요하지 않나. 다들 ‘사랑하는 일을 찾아서 해라’, ‘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해라’라고 말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그것보다도 주어진 일을 좋아하려는 마음과 내 강점을 활용해서 어떤 영역을 확보해 내갈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년 뒤에 봤을 때 노션 도표에 많은 영역이 발전해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