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써도 될까. 재미도 없을 텐데.
심지어 이런 글은 이미 수도 없이 많이 나왔잖아.
재미도 없는데 특별하지도 않단 말이지.
어디까지 쓸 수 있을까. 어디까지 써도 될까.
이제 와서 탓하고 싶지 않은데.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건 아닐까.
굳이, 이제 와서.
이런 글을 쓰는 나를 내가 참아낼 수 있을까.
야, 백요선! 너 아직도 이러고 있는 거야? 언제까지 그럴 건데?
너 진짜로 너무 징징거린다. 너도 알지?
더 솔직히 말해볼까.
이런 글을 쓰는 나와 과연 누가 만나고 싶어 할까.
혼자가 되는 건 정말이지 싫은데.
이런 흔적을 굳이 남겨서 상종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으로 보이는 건 아닐까.
지금도 머릿속에서는 이런 말들이 오간다.
그래도 써볼 참이다. 어떤 이야기를 쓰게 될지 정말로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모험이니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를 내기까지 이미 많은 것들을 망쳐버렸다. 그 수치의 기억들을 허투루 보내지 않기 위해 기록하려 한다.
바로 지금의 내가 겪어내는 현재 진행형의 과정을. 그러니까 이렇게 써도 될는지, 이게 맞는 건지 도통 모른 채로 쓰게 될 것 같다.
물을 무서워하는 내가 판때기 하나에 의지해 일단 물속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깊은 수심도 아닌 수영장에서도 나는 겁에 잔뜩 질려서 어떻게 하면 물을 덜 먹을 수 있을지 질문한다. 그러면 수영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물을 일단 먹고 시작하자고, 물을 잘 먹는 게 중요하다고 일러주었다. 어차피 물을 먹게 될 거라고. 물을 먹더라도 멈추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물을 먹으면서도 계속 계속 나아가라고.
그러니까 이제야 내가 나를 치료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를 해볼 참이다. 내가 나를 구할 수 있을지까진 아직 잘 모르겠다. 결말을 모르고 일단 발을 내딛는다. 본격적인 정신과 진료와 심리 상담을 이번 주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