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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사람 Aug 25. 2023

시 짓고 싶을 때

시가 쓰고 싶어서 단어를 찾아 둘러보다
번쩍이는 빛에 마음이 놀라 소심해진 손을 
주머니에 속으로 슬쩍 집어넣고

터덜터덜 나도 재미없는 서울 사람으로 
아스팔트 길을, 대리석 바닥을 거닐다 보면

이 지겨운 삶을 언제까지 살아내야 하나
숨이 턱 막히고, 눈앞이 캄캄해질 때
그때 문뜩 당신들을 마주한 거야

매일 행복해 주렴

아니 슬플 땐 울고
가끔은 화도 내고

당신의 행복에서 새파란 꽃내음을 맡고
당신의 쓸쓸함에서 시린 새벽바람을 느끼고
당신의 미움에서 거칠게 마른 흙을 만질 테니

문뜩 시가 쓰고 싶은 날 이제
난 당신을 보러 가야겠어

나의 시와 삶 속엔 가득히 당신뿐이고
사는 동안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을 테니
당신을 보며 모든 아름다운 것을 상상하며 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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