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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ri Aug 02. 2020

차세대 일본 여성향 게임, 4개월의 성적표

일본의 모바일 여성향 게임 주요 최신작들의 실적과 현재 시장 동향

지난 3월, 일본의 여성향 게임계에 쟁쟁한 대형 타이틀들이 연이어 출시되었습니다.

여성향 게임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 및 일본 모바일 게임을 지속적으로 체크하시는 분들께는 아마 익숙한 타이틀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성향 모바일 게임 시장을 열었던 앙상블 스타즈! 의 후속작 「앙상블 스타즈!!
(일본어 표기 : あんさんぶるスターズ!!/ 이하 앙스타) 

Fate/Grand Order로 모바일 게임에서의 지위를 다진 Aniplex의 야심작 「디즈니:트위스티드 원더랜드

(일본어 표기 : ディズニー ツイステッドワンダーランド / 이하 트위스테)

랩 배틀을 소재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인기 미디어 믹스 IP의 게임화 작품 「히프노시스마이크 -A.R.B-

(ヒプノシスマイク -Alternative Rap Battle- / 이하 히프마이)


차세대 여성향 모바일 게임을 이끌어나갈 기대작으로 주목받아온 이들도 출시 후 3개월이 지났으므로, 각 타이틀의 현재 성적과 함께 일본의 모바일 여성향 게임 시장을 돌아볼까 합니다.



모바일 여성향 게임 최신작 BIG 3, 4개월간의 실적은

우선 먼저 언급한 세 타이틀의 출시부터 6월 말까지의 매출과 다운로드를 표로 정리하였습니다.

※앙스타의 경우 Music이라는 리듬게임만의 실적입니다. Basic이라는 다른 버전의 수치는 포함하지 않았으므로 IP 자체의 실적은 좀 더 올라갑니다.

현재까지는 세 타이틀 모두 일정 규모의 매출을 내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트위스테의 약진이 눈에 띕니다. 「퍼즐 앤 드래곤」, 「몬스터 스트라이크」, 「Fate/Grand Order」가 독식하다시피 하는 일본의 매출 랭킹에서 1위를 두 번이나 차지할 정도니까요. 


2020/03~2020/07 세 타이틀 주요 실적


세 타이틀은 각각 다른 이유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우선 앙스타는 여성향 모바일 게임을 리드해오던 작품의 속편으로 작품의 팬은 물론, 작품을 알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전작부터 플레이해오던 유저가 자연스럽게 신작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짜인 독특한 출시 방식 등 여전히 선두 타이틀다운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트위스테는 완전한 신작이지만, 디즈니라는 초대형 아이피를 활용한 다크 판타지 세계관과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토보소 야나(枢やな/인기 만화 「흑집사」의 원작자)"의 일러스트. 아울러 사전등록 150만 돌파라는 화려한 기록을 통해 비슷한 시기의 신작 중에서 단연 시선을 모았습니다. 또한 FGO로 일본 모바일 게임의 패권을 장악한 <Aniplex>의 최신작이라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죠. 

※사실 사전 등록자 수 150만은 라인 무료 스탬프로 인한 거품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150만이라는 수치는 과거 노래의 왕자님♪ Shining Live (うたの☆プリンスさまっ♪ Shining Live)」 또한 달성한 바 있는 수치입니다.


마지막으로 히프마이는 여성 동인계에서 대세로 자리 잡은 인기 콘텐츠의 게임화 작품이라는 점 자체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근래의 유행을 타고 적지 않은 남성 유저들이 유입된 것 또한 일부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과거 세대(?)를 되돌아보며 

먼저 여기서 말하는 모바일 시대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로 정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도 할 수 있는 모바일 시대에 일본 여성향 게임의 흐름을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흐름이 빠른 모바일 게임 시장이니 만큼 많은 변화도 있었지만 변하지 않았던 것도 많았던 것 같네요.


일본 여성향 게임의 모바일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은 2015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2015년 이전에도 스마트폰 단말을 통해 플레이할 수 있었던 여성향 게임들은 존재했으나, 스토리 티켓이나 아바타를 판매하는 수익 모델을 가지고 피쳐폰 시절부터 이어지던 스타일의 게임이 주류였고, 규모면에서도 소수 시장에 불과했습니다.


얘들아! 드디어 우리가 할만한 게임이 나왔대!!


2015년 상반기, 「꿈왕국과 잠자는 100명의 왕자님 (夢王国と眠れる100人の王子様)」 및 「앙상블 스타즈!」의 등장으로 인해 게임의 퀄리티와 매출 규모가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 모바일 여성향 게임의 신지평을 열게 됩니다. 또한 같은 해에 「아이츄 (アイチュウ)」아이돌리쉬세븐 (アイドリッシュセブン)」 등 계속된 신작의 출시로 한차례 여성향 게임 붐이 도래합니다.


이들 게임은 여성향 게임이 중요시하는 잘생긴 남자 캐릭터 및 드라마성을 유지하면서 캐릭터의 물량공세와 육성 요소, 경쟁 요소가 더해져 캐릭터 뽑기에 더 큰 돈을 쓰도록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당시 일본에서 이미 유행하던 퍼즐 RPG나 카드 육성 게임의 타깃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것뿐이지만, 성공 전례가 없던 당시에는 남성 위주의 게임 시장에서 쉽지 않은 의사결정이었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어느 정도 무르익은 상태였고, 게임에 대한 여성 유저의 니즈가 맞아떨어져 이들 게임은 성공을 거두고 이후 여성향 게임이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현재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오는 것들이 많고, 이때 다듬어진 많은 요소들은 이후의 여성향 게임들에도 영향을 주고 있죠.

저는 이 2015년에서 2016년을 여성향 모바일 게임 1세대로 구분 짓고자 합니다.(세대 분류는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관점에 의한 분류이니, 각 시기의 특징 정도를 참고로 봐주세요!!)


춤추고 노래하는 2차원 아이돌들


그리고 2017년 여름 「아이돌 마스터 SideM LIVE ON ST@GE!(アイドルマスター SideM LIVE ON ST@GE!)」와 「노래의 왕자님♪ Shining Live (うたの☆プリンスさまっ♪ Shining Live)」 의 등장을 기점으로 2세대에 들어섭니다.

이 시기는 Live2D 및 3D 그래픽의 채용으로 화려해진 연출이 눈에 띕니다. 특히 리듬 게임이 많았는데 게임 안에서도 열심히 춤추고 노래하는 2차원 아이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신규 IP의 창출보다는 기존 대형 IP의 활용이 두드러지며, <스퀘어에닉스>나 <SEGA> 등등 유명 개발사의 계속적인 참여가 이루어진 점도 특징으로 들 수 있겠네요.

이전에 공개한 저의 다른 글(여성향 게임의 현재)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만, 여성향 게임은 미디어 믹스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짜인 경우가 많으며 대표적인 미디어 믹스 중 성우를 활용한 캐릭터송 등의 악곡이 있습니다. 기존에 있던 악곡을 재활용함과 동시에 신곡 제작에 대한 당위성도 만들어지므로 리듬 게임이 늘어난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 생각됩니다. 

  

이 시기가 지난 후, 안타깝게도 여성향 모바일 게임은 정체기에 돌입합니다.  

게임의 스펙이 올라감에 개발비에 대한 부담이 오르고, 유저들의 눈도 높아진 상황에서 2018년~2019년에 걸쳐 유사한 게임성에 스킨만 바꾼 것 같은 게임들이 연달아 나오게 되지요. 게임성이나 캐릭터성에 큰 차별을 주지 못한 이러한 게임들은 출시 후 1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하는 사례가 줄을 이었습니다. (아무리 최애는 늘어나는 것이라 하지만, 유저들의 지갑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새로운 최애보다 오랜 기간 내 돈을 주고 키워온 최애들을 더 아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기존의 성공한 게임들도 일정 이상 매출을 내고 있지만 서서히 하향세를 그리고 있었고, 눈에 띄는 신작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간 게임들. 제 아무리 유명 개발사, 인기 크리에이터라도 예외 없습니다. 


이런 침체된 시장 분위기 안에서 어느덧 2020년이 되었고, 혜성처럼 나타난 3개의 기대작이 서로 힘겨루기라도 하는 듯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습니다. 



모바일 여성향 게임은 새로운 세대에 들어섰을까

금번의 신작들을 조심스레 분류하자면 2.5세대 정도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말씀드렸듯, 세대 분류는 어디까지나 저의 의견입니다.


이 세 타이틀이 정체되어있던 여성향 게임계의 지형에 변동을 가져다주었으며, 특히 매출 순위면에서 크나큰 임팩트를 준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작품 자체를 두고 봤을 때 새로운 패러다임에 돌입했다고 할 만한 변화가 없는 점이 저는 못내 아쉽게 느껴집니다. 물론 유저와 시장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변화해갈 지를 섣불리 판단하기는 아직 어렵지만요.


이 빅 3 타이틀들이 여성향 게임이라는 장르의 포텐셜을 확실히 보여준 점에서는 매우 큰 의의가 있습니다. 넘사벽으로 생각되었던 매출 1위를 당당히 차지함에 따라 여성 유저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타겟층으로 그 지휘를 한층 더 견고히 했습니다.

하지만 IP의 스케일이 커진 것 외에는, 기존의 스타일(게임성, 캐릭터 메이킹, 미디어 믹스를 포함한 전반적인 수익 구조 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여전히 약점으로 생각됩니다. 대중성이 있는 소재로 저변을 넓히려 한 시도는 있었지만 여전히 서브컬처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요.


지금의 구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사실 일본은 워낙 큰 시장이라 자국 내에서 성공한다면 내수만으로도 충분히 유지가 가능합니다. (세 타이틀 중 매출이 가장 낮은 히프마이만 봐도 6월의 매출액을 한화로 환산하면 약 24억 원 정도로, 한국 Google Play의 게임 매출 랭킹 10위 안에 들어갈 금액입니다. 고인물이라도 카스피해 규모라 할 수 있지요)


2위와 4위의 차이. 게임 인구는 큰 차이가 없지만 1인당 소비 금액의 간극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현재 일본의 모바일 게임은 여러 가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포화에 달한 시장 상태에 게임성과 수익 모델의 고착화, 특정 타이틀의 랭킹 독식, IP 의존도의 증가로 인한 오리지널 신작 감소 등 일본 시장 자체의 문제에 더해, 점점 치고 올라오는 고퀄리티의 한국/중국산 게임 또한 위협적입니다. 

이미 일본 자국에서 개발한 모바일 게임들은 메인 유저가 20대 후반~30대 중심으로 점차 고령화(?) 되고 있으며, 10대-20대 유저는 「황야행동」, 「제5인격」을 필두로 한 중국산 게임에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여성향 게임 또한 이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죠. 

이러한 문제들은 비단 여성향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일본의 게임 개발사들은 더 이상 자신들이 서브컬처 문화의 중심이라는 오만함은 버리고 좀 더 위기감을 느낄 필요성이 있지 않나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새로운 작품들의 등장으로 침체된 여성향 게임 시장이 오랜만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품들이 앞으로의 여성향 게임 및 콘텐츠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시간을 들여 지켜보고자 합니다. 


공교롭게도 이 글을 한창 쓰고 있을 때, 몇몇 타이틀의 연이은 서비스 종료 발표가 또 있었습니다. 

이번에 종료 발표된 작품들은 출시 당시 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작품도 많았던지라 조금 놀랐는데요. 단명하는 게임들이 늘어나는 게 아쉬울 따름이지만, 그것 또한 시장의 변화 중 하나로 받아들이며 앞으로의 여성향 게임 시장에 또 다른 임팩트를 가져다 줄 신작 타이틀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각 수치는 이미지 내에 명기하고 있는 자료 외에 앱애니의 추정치를 참고로 작성하였습니다.

※각 게임 타이틀의 이미지 출처는 공식 사이트 및 공식 Twitter, Google Play입니다. 이미지 저작권은 각 타이틀의 판권처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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