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무대를 보고 나면 제가 했던 일입니다. 단톡방에서 각 팀의 플레이리스트를 미리 공유했던 것 같은데요, 그걸 보며 방금 들은 노래가 뭐였는지 재빨리 찾아보는 겁니다. 특히나제가 합격했던 곳은 락 밴드였던지라 국내 곡 외에도 다양한 해외 곡을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극악의난이도인 곡을 눈앞에서 감상하는재미도있었고요.
무언가에 관해 추천을 받아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음악도 책과 같아서 아무리 좋은 노래라 할지라도 손이 가지 않으면 제목만 받고 조용히 넘어가는경우도 많습니다.(ㅋㅋ)저만 해도플레이리스트를늘려갔던주 원천은 길거리에서 흘러나온 음악 소리였으니까요. 누가 '이거 한번 들어봐 봐'하고 텍스트로전달해 주는 것보단, 어느 날귀에 확 꽂히는 노래를 잠시 멈춰 서서 검색해 보는 것이 효과적이었죠.여기서 알 수 있는 리빙 포인트 하나!
나 혼자만 알고 있긴너무 아까운 걸공유하고싶을 땐오감으로 때려 넣어주십시오!(예: 책 제목 말고 인상 깊었던 문장 때려 넣기)
좋아하는 것에 대해할 말이 많아진다
중고등학생 때는 동아리를 해도 아주크게재미있단 느낌은 없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런 건 학업 외에 부수적으로 하는 것이란 느낌이 강했으니까요. 제가 입부했던 곳은 딱히 절차가 어렵지 않기도 했고요.
그래서였는지애정을 갖고 들어갔던 밴드부에선많은 즐거움이 있었습니다.반깁스를 해도 합주실에 달려갔고, 크게 울리는 앰프소리와공명하는 게무척 좋았습니다. 운명의 기타를 등에 매고 나서는 것자체가 행복하기도 했고요. 아무래도 '나 밴드 하는 사람이야!' 하는 걸 티 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ㅋㅋ)너무 뿌듯한 나날들이었거든요.그래서 아직도 대중교통에서 악기를 들고 가시는 분을 보면 내적 친밀감을 느끼곤합니다.'저분은 무슨 악기를연주하실까?' 하는 호기심과 함께요.물론 세상엔 여러 가지 악기를 동시에 다루시는 장인들도계시지만요.(끄덕)
사실 브런치에 계획서를 작성할 때까지만 해도 밴드부 얘기는 5편까지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차저차 추억을 꺼내다보니어느새 8편을 달리고 있네요. 이처럼 진짜 좋아하면 나도 모르게말이 많아진다는 것을 제가 몸소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예측불허는말 그대로예측불허
태풍은 참으로 기묘한 자연현상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에겐 극심한 피해를 입히는 동시에누군가에겐 풍부한 생명을 불어넣기도 하니까요. 인생이란 길목에서도 이러한 예측불허가 나타납니다.
밴드부를 하며 행복했던 순간도 있었고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중간에한 2~3번은 탈주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요(ㅋㅋㅋㅋ)혹시나 동아리 부원이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그냥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했던 얘기니편하게 읽어주시면 돼요.아무튼세상이 굴러가고 저도 굴러간 만큼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힘을 빼고 즐기는 자세라든지, 만장일치가 표면적인 만장일치일 수도 있다는 점이라든지, 계획에 계획을 거듭하여도 때론 그걸 무너뜨리고 즉석에서 새로 쌓아 올려야 한다든지하는 것들 말입니다.
특히나 밴드부를 한 이후로는 사람을 잘 이해하려면 결국 사람을 많이 만나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뮬레이션 속의상상 인물이 아닌,현실 속의 실존인물말입니다!제가 아무리 타인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들그건 저만의 경험으로빚어낸 타인이지않겠습니까? 그러니 독심술을하지 않는 이상 예측이 빗나가도 당황할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점쟁이도 본인 점괘를 틀리는 마당이니까요.(ㅋㅋ)
불완전한 존재로 태어나 불확실한 세상 속에 살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실수하는 게 당연하다는 뜻 같습니다.늘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그걸 깨닫기까진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렇기에 제게 있어밴드부라는 질풍의 시기를 함께 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또다시뵙길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