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춥다

by 십팔점오도

사랑은 따뜻하다고들 한다. 손을 잡으면 체온이 오르고, 마음이 녹는 감정이라고. 하지만 사랑은 오히려 추위에 가깝다.사랑에 빠지면 흔들린다. 혼자일 때의 단단함이 무너지고, 상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한다. 사랑은 사람을 강하게 만들기보다 취약하게 만든다.


사랑이 나를 보호해준다고 믿지만, 사실 사랑은 나를 노출시킨다. 숨겨둔 결핍과 오래된 외로움까지 끄집어낸다. 가릴 옷 없이 바람 속에 서 있는 것처럼.


기다림도 그렇다. 답장을, 마음의 확인을, 상대의 선택을 기다리는 시간. 기다림은 본질적으로 추위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견뎌야 하니까. 사랑이 있으면 무엇이든 견딜 수 있다고 말하지만, 반대다. 사랑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이 견뎌야 한다. 떠나면 편해질 순간에도 남아있게 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추위를 다시 찾는다. 혼자서는 느낄 수 없는 추위이기 때문이다. 지독하게 춥지만 “나는 누군가에게 소중하다"는 감각때문이다.


사랑은 따뜻함이 아니라 추위를 견딜 각오다. 포근한 담요가 아니라, 한겨울 밤 누군가와 함께 서 있기로 하는 선택이 아닐까.


날씨가 너무 차다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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