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처 받는 것엔 익숙하고 사랑받는 것엔 의심했다.
그가 주는 사랑은 대가성 사랑이라 생각했고
상대방의 헌신적인 것들에 강한 두려움을 느꼈다.
나의 어린 시절 상처 받는 일들과 두려움이 넘쳐났었고
살아남기 위해 더욱 뻔뻔해지고 쿨한 척하며 살아왔었다.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것에 대해 늘 갈구했지만
끝내 내 사랑은 의심과 혐오로 끝을 맺어왔다.
상대방 탓을 하며 나의 잘못을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는
나를 정면으로 바라본 건
서른이 넘고 이혼을 결심한 이후 부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