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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여객기의 역사를 연 B247

여객기 초창기의 역사

by 박지욱

서울 도심 북서쪽 수색에 있는 항공대학교. 경의선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좌측으로 보이는데 학교 안에 활주로까지 갖춘 명실상부한 '항공'대학교다. 이 학교 안에는 제법 규모가 있는 항공우주 박물관이 있다. 실외에는 몇 대의 비행기가, 실내에는 항공 관련 자료들이 보존 전시되어 있는다.


전시물 중에는 유명 항공기들의 미니에이쳐들이 전시되어 있다. 실제 비행기를 보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세계 유수의 항공우주박물관에서도 미니에이쳐들을 전시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항공 역사가 얕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비추어 보면 이 땅에서 역사적인 항공기들의 실물을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장난감 느낌이 들기는 해도 사진으로만 보아서 감을 잡기 어렵던 유명 항공기들의 미니에이쳐를 보면서 그 느낌을 입체적으로 만들 수 있어 이런 전시품들도 감지덕지할 만하다. 그 중에는 역사적인 여객기인 보잉247의 미니에이쳐도 있다.


B247 1.JPG B247모형. 항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박물관. ©박지욱 .

2016년 올해에 창립 100주년을 맞은 보잉사는 지금도 지구의 항공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항공기제작사다. 많은 사람들도 잘 아는 '7X7' 시리즈의 여객기들이 바로 보잉의 작품이다. 아마 국내 공항에서 가장 많이 보는 보잉 737을 비롯해, 점보 747, 국내에는 없는 757, 몇 대 다니는 767, 장거리 국제선에 많은 777, 아직은 국내에 도입 안된 787 을 모두 보잉에서 만들었다. 지금은 퇴역한 707 도, 727 도 국내 항공사에서 운용하였다.


보잉은 여객기 외에도 전투기나 우주기술 파트도 있지만 사람들에게 '보잉' 하면 일단 점보 여객기를 떠올릴 정도로 최고의 여객기 제작사로 기억된다. 그 보잉이 처음 만든 여객기가 바로 B247이다.


1933년 2월 8일, 시애틀에 있는 보잉사(The Boeing Company) 공장의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오른 B247 , 한 쌍의 날개는 동체의 아래에 붙은 저익(底翼)-단엽(單葉)기종, 이착륙 때는 필요하지만 비행 중에는 거추장스럽고 속도를 떨어뜨리게 하는 랜딩기어는 가뿐하게 접어 날개 아래 보관하는 장치, 높은 하늘의 찬 기온 속에서 날개에 엉겨붙을 얼음의 생성을 막아주는 장치, 말끔한 유선형 디자인에 금속으로 만들어진 기체, 승객들의 편안한 여행을 위한 방음장치, 심지어는 자동조종장치도 갖춘 명실상부한 현대적 여객기의 첫 주자였다.


B247은 10명(1-1/5열)의 승객을 태운 B247 은 304km/h의 순항 속도로 1,207km 까지 비행할 수 있었는데, 그 어느 여객기보다도 빠른 속도였다. 미국을 동서로 대륙횡단하는 비행 시간을 종전의 27시간에서 19시간으로 단축시켰다.


Boeing_247_crew.jpg 유나이티드 에어 라인즈(United Air Lines) 소속의 B247. 생산 초기에는 이 항공사에만 독점 공급했다. ©위키백과.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성장하기 시작한 미국의 민간 항공사들은 기다렸다는듯 보잉 사에 70대 이상을 주문했지만 보잉 관련사인 유나이티드 에어 라인즈(United Air Lines, Inc.)에게 우선 공급이 끝나야 다른 항공사에게 공급해준다는 답장을 받았다. 당시 보잉의생산 능력으로 보아 몇 년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유나이티드 에어 라인즈와 국내선에서 치열한 경재ㅇ을 벌리던 트랜스월드항공사(Transcontinentaland Western Airlines;TWA)는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더글러스항공기제작사(Douglas Aircraft Company)에게 신형 여객기를 개발하라고 비용을 대기 시작했다. 이렇게 20세기 중반을 대표하는 여객기이자 현대 여객기의 빠른 발전을 선도한 여객기가 된 DC-3 의 역사가 시작된다.


*남아있는 기체는 미국 워싱턴의 스미소니언박물관이나 시애틀의 항공박물관에 보존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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