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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해협의 하늘 길과 바닷길 경쟁

배와 비행기의 대결!

by 박지욱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착륙하려는 비행기는 거의 낙동강의 남단으로 가서 북쪽으로 날아 착륙을 한다. 서울에서 오든 제주에서 오든 거제도 상공을나면서 가덕도 남쪽 바다까지 가면 크게 좌회전을 해서 기수를 북으로 향하게 되는데 이때 오른쪽 창 밖을 보면 멀지 않은 동남쪽 바다에 길게 누운 섬 두 개가 보인다. 일본 땅 쓰시마(對馬島)다. 부산에서는 날이 좋을 때 잘 보이는 가까운 섬으로 쓰시마에서는 부산에서 열리는 불꽃놀이 축제가 보일 정도라니 얼마나 가까운 곳인가.


부산에서 쓰시마 까지의 바다는 '부산해협'으로 불리며 폭은 49km 밖에 안된다. 1980년에 수영선수 조오련이 헤엄쳐 건너간 바다도 여기 부산해협이다. 하지만 부산부터 일본 규슈까지의 바다는 '대한해협(the Korean Strait)'으로 불린다. 그러므로 쓰시마는 대한해협에 떠있는 섬이 된다. 쓰시마~규슈의 바다는 '쓰시마 해협'이다. 정리하면 대한해협=부산해협+쓰시마해협이다.


김해공항 착륙 전에 쓰시마는 손에 잡힐 듯 보인다. 박지욱 사진.


부산에서 쓰시마로 가는 항공편은 없다. 쾌속선으로 불과 1시간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라 항공기의 경쟁력은 없다. 하지만 대한해협 너머에 있는 규슈의 후쿠오카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부산과 후쿠오카 사이의 하늘길은 50분 소요된다. 우리나라와 국제선으로 연결되는 외국 도시 중 가장 가까운 곳이다.

부산~후쿠오카의 하늘길은 부산~대전 거리 정도되는 214km 로 비행시간은 50분이다. 1965년에 일본항공(JAL)이 처음 이 노선에 취항했고 나중에 국적사인 대한항공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1991년에 부산과 후쿠오카의 바닷길을 2시간대에 주파하는 쾌속선이 취항하자 항공기는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물론 비행시간만 가지고 본다면 50분으로 항공이 우위였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고내리는 공항은 도심 외곽에 있으므로 그 시간을 더하고 국제선 수속 대기시간까지 더하면 도심 한 가운데의 부두에서 타고 내리는 쾌속선이 훨씬 더 빠른 셈이었다. 결국 쾌속선사들의 선전으로 항공사들의 운항 중단을 불러왔고 부산 ~후쿠오카이 하늘길은 닫히고 뱃길만 분주했다.


다시 열리는 부산~후쿠오카 하늘길. 김해국제공항. 박지욱 사진.

하지만 비용을 낮춘 저가 항공사들이 등장하면서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 기존 항공료보다 파격적으로 낮춘 금액은 여행객들의 시선을 자극했다. 물론 비행기 요금이 뱃값보다 산 것은 아니지만 불과 30% 저렴하지만 여행 시간은 3배나 걸리는(비행기 50분, 쾌속선 3시간) 쾌속선보다는 저가항공사들의 경쟁력이 커졌다. 또한 후쿠오카 공항도 도심에 비교적 가까운 편이고, 부산-김해 경전철 덕분에 서면에서 공항까지도 30분이면 갈 수있으니 항공 경쟁력이 살아안 것이다(2017년 2월 현재 항공편은 매일 6편 이상 운항). 덕분에 부산~후쿠오카 항로의 여객선 승객은 2007년 84만 명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2016년에는 42만7천 명).

대한해협의 하늘 길과 바닷길, 1승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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