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묘 Apr 04. 2020

31살, 수입 0원, 신용대출 2200만원

살아남아야 한다

스타트업을 하면서 직원 5명을 고용했다. 그래서 매월 나가는 월급이 천만원이 넘는다... 

법인을 설립한지 4개월이 지났으니 인건비로 쏟아 부은 돈만해도 꽤 된다. 하지만 아직 결과물이 나오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수입도 제로인 상황이다. 결국 월급이 밀려버렸고 팀이 와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돈이 급해졌다. 


그래서 결국 지난주, 이자율 6.765% 2200만원 개인 신용 대출을 받았다. 


가진 것이 없으니 대출 받는 과정 마저도 굉장히 어려웠고, 대출 받을 수 있음에 너무 감사했다. 

하지만 내 이름으로 빚이 생기고 나니 심경이 참 복잡하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정말 이렇게 많은 돈을 쏟아 부을 만큼 의미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생겼고 갚지 못할 경우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마음 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눈치 채셨는지 주변분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시기 시작했다. 

강남에 멋진 입주 공간을 무료로 제공해주신 D사, 보험그룹/금융그룹과의 협업을 약속해주신 S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연결해주신 것은 물론 마치 나를 겨냥하신 듯한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까지 보내주신 것이다.  


---------------------------------------

패밀리사 대표님과 직원분들께!


세상에 자기 꿈을 이루고자 하는 대표님께 최근의 상황 변화에 대해 무언가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자 몇 일 동안 고민하다가 오늘 오전 출근길에서 들은 어느 신부님 강론말씀에 감동을 받아 이렇게 정리해서 공유합니다. 조금이라도 이 순간을 헤쳐 나가시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대부분은 신부님 강론 말씀이지만 제 해석도 중간에 언급하였습니다.  


꿈은 꿈을 꾸는 순간부터 아플 수 밖에 없습니다. 꿈은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는 용기의 다른 말입니다. 가수 보아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가수는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 노래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꿈을 꾸는 동안은 매일 아플 수 밖에 없는 우리 스타트업 대표님의 운명을 생각게 하는 말입니다.

도망자 야곱에게 꿈이 있어 결국 하느님마저 이겨냅니다. 생존이라는 꿈을 위해 처절하게 간절하게 매달리는 인간 야곱의 꿈을 이루어 주시기 위해  결국 하느님은 져 주십니다. 인간이 이긴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져 주신거죠. 야곱이라는 말은 “하느님이 져 주신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스타트업 대표님의 성공도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잘나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간절하게 버티다 보면 생존과 성공이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꿈을 꾸고 이루기 위해서는 담대해야 합니다.


남미에서는 가끔씩 양들이 동사 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많은 양이 동시에 얼어 죽지만 살아남은 양들도 있습니다. 얼어 죽은 양들은 모두 엉덩이가 남극을 향해 있지만 살아남은 양들은 머리가 남극을 향해 있습니다. 위기가 오면 숨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눈을 똑바로 뜨고 위기를 정면 대응하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꿈은 간절하고 섬세해야 합니다. 섬세하다는 것은 몰입을 의미합니다. 


잠자는 꿈 속에서도 꿈을 그립니다. 목욕탕의 아르키메데스, 사과 과수원의 뉴턴 , 여동생의 싸움 소리에서 새로운 상품을 기획한 마쓰시다 고노쓰게.  목욕탕, 과수원, 남의 싸움 소리 마저도 간절하면 새로운 무언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빛나는 아이디어도 간절함이 없으면 더 절박한누군가가 가져 갈 수 밖 에 없습니다.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내 입에 들어가는 것, 내 손에 잡히는 것이 내 것입니다.  올해, 이번달, 이번주, 오늘 하루 몇시의 작은 계획과 활동과 꿈이 쌓여야 합니다. 작은 것이 쌓여야 구체적이고 구체적이다 보면 큰 그림이 나옵니다.


스스로 믿어야 합니다.  저는 산업은행에서 첫 사회 생활을 시작 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에 대한 고민을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산업은행이라는 타이틀이 모든 것을 대변해주었습니다. 하지만  홍콩에서 외국계 증권사 IB 시절은 스스로의 믿음이 없으면 결코 하루 하루를 버틸 수 없었습니다.  제가 제 스스로 믿지 못하면 고객은 아주 정확하게 본능적으로 압니다. 스스로 믿기 위해 끊임없이 시장을 공부해야만 했습니다. 혹시 스타트업 대표님들 처음의 가설과 결과가 다르다고 회의하고 있지는 않나요. 스스로를 믿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당장 알고, 고객도 알게 됩니다. 본인이 믿지 못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해줄 고객은 이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헤밍웨이는 모든 실패는 자기 불신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Tell a Vision” 하십시오. 사람들은 믿기 위해 듣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Vision을 말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구성원과 고객을 위해 끊임없이 대표님의 Vision을 이야기 하십시오. 이야기 하다 보면 누군가가 도와줍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들이 선의를 가지고 다가옵니다. 


꿈의 마지막 성공 요소는 “인내심”의 결과입니다. 물러서지 마십시오. 전쟁에서 사상자의 대부분은 등 뒤에서 맞은 총에 죽었습니다. 가슴에 총을 맞은 사상자는 별로 없습니다. 버티어야 합니다.  위기가 언제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는 위기는 위기가 더 이상 아닙니다. 이젠 버티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함께 버틸수 있도록 저희도 간절하게 고민하고 구체적으로 실행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혼자가 아니다. 함께 해 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다. 그리고 버틸 수 있다면 곧 헤쳐나갈 수 있는 기회도 열릴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동영상 강의 전환 후 '학비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