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으로 이사 오고 찾은 인사

by 백윤
연희동.jpg


꼬맹이, 이제 막 제대로 걷고 뛸 시절에 나는 단지 내에서 어른으로 보이는 사람을 마주치면 닥치는 대로 꾸벅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호의를 드리고 화답받는 게 즐거웠나 보다. 계단 모서리 금속재가 세 줄로 마감된 저층 아파트의 서늘한 계단 비상구 향기. 덜컹이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어른들, 하나하나 전부 인사해야 하는 나 때문에 흡족해하지만 약속 시간에 다다라 발을 구르는 엄마. 서른 줄의 나는 L 아파트에 와서 경비 선생님들과 관리소장님께 반갑게 인사한다. 주민에게도 마찬가지다. 낡은 아파트에서 옛 향기를 맡아서일까? 집이 넓어져서 그럴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숨은 뜻은 사랑합니다.

이전 06화동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