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사하겠다고 의사를 전달했다. 팀장님은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메신저 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생생한 정보를 전해받은 동료들은 일제히 놀라워했다. 당황해서 말을 잇지 못하는 분도 있었다. 내가 가장 의지했던 어떤 동료는 전부터 내가 회사를 나갈 것이란 걸 알았기 때문에 덜 놀랐다.
미처 적지 못할 끔찍이 슬픈 이야기가 얼마 전에 있었다. 이야기를 들은 회사 동료들은 가슴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 사람의 장례식에선 수백 명의 모두가 울었더랬다. 생은 참 덧없기에 순간마다 즐기며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그 사람과 가장 가까운 사람은 말했다. 나는 그 소식을 들은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휴무로 문이 닫힌 집 앞 함흥냉면 가게 앞에서 조용히 홀로 기도를 올렸다. 아이야 미안해... 어른들이 미안해... 어디 있어도 부디 행복하렴. 보고 싶은 사람은 다시 또 만날 거야...
허덕거리는 삶을 벗어던지게 된 계기는 다양했다. 결단을 앞당기는 신비하고 숭엄한 이야기가 내게 타고 들어왔다. 어째서 나는. 어째서 우리는. 어째서 인간은... 가야 할 길을 알지 못하나 계속해서 앞으로 걷는가. 그것은 덧없음. 나는 두려움과 마주하는 방법으로 내가 나를 가둔 이 길을 곧 이탈할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