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신다. 입에 머금은 촉촉한 액체는 금방 머물다 목 뒤로 흘러간다. 여럿이 모여 하나를 이루던 입자는 각기 흩어져 내 내관으로 스며든다. 처음부터 커피는 없었는지도 몰라. 가볍고 또 가벼운 존재의 투명성. 이곳에는 사실 아무것도 있지 않았다. 나도 잠깐 머무르다 다시 아무것도 없었던 시절로 돌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