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기 적지 않는 나이가 됐다.
간사하게도 더 넓은 호텔,
더 편한 이동수단,
더 맛있는 음식을 원하고 있다.
경험을 위해 새로운 추억을 위해 돈은 얼마든지 지불할 수 있다고도 되뇌인다.
맛있는 음식의 향연도
값비싼 쇼핑 윈도우의 상품들도
어쩔 수 없는 여행인지라 걷는 경우도 허다한데
여행이란 이런거야 이런거야
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를 피해 잠시 앉았다.
그냥 비만 피할 목적이었다.
비 소리를 기억한다.
끼안띠 하우스와인을 홀짝거리며
한 시간이건 두 시간이건
비가 그치기를 바라고 있다.
어색함과 불편함.
그리고 거리에서 잠시 쉬어가는 그 순간
여행은 그냥 이러한 단편들의 연속일 뿐이야
인생이라는 단편들의 모임처럼
또 떠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