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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in Jan 08. 2024

미니멀리즘이 필요한 이유

하루에 하나씩 버리기

최근 아내가 [심플하게 산다]라는 책을 읽고 있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심플하게 산다]


"심플(Simple)"과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서로 맞닿아 있다. 그래서인지 아내가 주말 동안 넷플릭스 [미니멀리즘 : 오늘도 비우는 사람들(The Minimalists: Less Is Now)]를 보자고 한다. 



한 집안에서의 평균 물건 개수를 알고 있는가? 자그마치 30만 개다. 



이 다큐멘터리는 왜 사회는 점점 맥시멀리즘(Maximalism)이 되어가고 있고, 그런 와중에 미니멀리즘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역설하고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맥시멀리스트(Maximalist)가 되기 쉬운 이유


넷플릭스 미니멀리즘 : 오늘도 비우는 사람들


요즘은 온라인 결제가 너무 쉽고 배송도 빠르다. 내가 대학생 때만 해도 인터넷으로 뭘 사려면 결제창에서 에러가 나거나 공인인증서니 뭐니 복잡해서 '에이 안 사고 말지' 하며 포기했었는데 말이다. 이렇게 쉽게 구매를 할 수 있는 환경에서 기업들은 "결핍 광고"를 한다. 마치 이 제품이 일상생활에서 필수품인데 내가 갖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한때 부리나케 팔리던 커블 체어도 비슷한 예이다. 허리가 아픈 사람, 자세 교정이 필요한 사람이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물건인 것처럼 광고를 한다. 그리고 소비자는 구매를 한다. 그 결과 우리 집 베란다에는 쓰지 않는 커블체어가 2개나 굴러다니고 있다...


이런 식으로 물건을 하나둘 구입하다 보면 금세 집안이 복작복작해진다. 안 쓰는 물건들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기도 하고, 공간을 쓸데없이 차지하는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정리'라는 명목하에 안 보이는 곳에 숨겨둔다. 한참 뒤, 이사할 때가 되어서야 '아 이런 물건이 있었지' 하고 깨닫는다. 그러고는 '언젠가 쓰겠지' 하며 다시 이삿짐에 가져가는 실수를 저지른다. 새로운 집에서도 이내 안 보이는 곳으로 '정리'당한다.




미니멀리즘이 필요한 이유


넷플릭스 미니멀리즘 : 오늘도 비우는 사람들


모든 사람들은 주도적인 삶을 꿈꾼다. 완벽한 삶이라기보다는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그런 삶. 그러기 위해서는 너무 복잡해서는 안 된다. 

너무 어려워 보이는 게임은 시작도 안 하는 게 사람 마음이다. 따라서 '심플'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해물들을 제거해야 한다.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어차피 쓰지 않는 물건을 '집안 정리'라는 단어로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놓는다면 그 물건은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즉, 내게 필요하지 않았던 물건이었던 셈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꽃> 김춘수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그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된 것처럼, 물건도 내가 '사용'을 해줄 때 비로소 나에게 의미 있고 쓸모 있는 물건이 된다. 




미니멀리즘 실천 방안



넷플릭스 미니멀리즘 : 오늘도 비우는 사람들


미니멀리즘 실천 전략은 이러하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할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친구, 가족, 혹은 동료와 짝을 이뤄 진행한다.


첫날에는 물건 한 가지씩을 버린다. 버린다는 의미는 말 그대로 버리는 거일 수도 있고 중고 판매를 하는 걸 수도 있고, 기부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둘째 날에는 물건 두 가지를 버리고, 셋째 날에는 물건 세 가지를 버리는 식으로 진행해 간다.



넷플릭스 미니멀리즘 : 오늘도 비우는 사람들


한 달 동안 진행한다면 대략 465 개의 물건을 버릴 수 있다. 집 안의 평균 물건 개수인 30만 개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숫자지만 의미 있는 출발이다.




미니멀리즘 바로 실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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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보고 아내와 함께 바로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그동안 베란다에서 먼지만 쌓인 채 사용하지 않던 물건들을 당근했다. 저녁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바로 오셔서 물건을 받아가며 답례로 따뜻한 캔커피를 주고 가는 분도 있었다. 단지 비우려고 했을 뿐이었는데 마음이 따뜻해졌다.



오랜만에 보네, 캔들 워머


그리고 버릴 물건들을 찾다 보니 언젠가 정리하며 숨겨놨던 캔들 워머가 보였다. 원래 향기를 좋아했었는데 잊고 실았다.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오랜만에 책상 위에 캔들 워머를 켜고 책을 읽으니 더 풍요로운 시간이 되었다.


앞으로도 아내와 함께 하나씩 더 버려나갈 예정이다. 아직 시작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았지만 왠지 집은 점차 가벼워지고 마음은 좀 더 풍요로워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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