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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일한 사대생 Jul 06. 2023

미지근한 글



글에는 온도가 있다.



나는 늘

아주 뜨겁거나 차가운 글이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뜨거운 글은 보통 감정을 넘치게 담는 글이다.

차가운 글은 감정을 전부 제거해 버린 글이다.

즉 나는 '담으려면 넘쳐흐르게 담든지, 아예 담지를 말든지'라고 생각했다. 애매한 걸 싫어하는 성격 탓이다.




 그런데 최근에 느낀 건, 진짜 멋진 글을 쓰는 사람은 미지근한 글을 잘 쓴다는 것이다. 브런치 작가가 된 후 읽는 글의 범위가 확장되면서 자연스레 든 생각이다.



미지근하다는 건 뭘까?


이는 단순히 감정을 [적당히] 담는 걸로는 잘 나오지 않는다. 특정 대상의 온도를 내가 조절한다는 건 그게 무엇이 됐든 꽤나 어려운 일이다. 보통 인위적으로 조절하려다 미지근보다 온도가 올라가거나, 과하게 식는다.



더운 기운이 조금 있는 듯 한 미지근한 글은 최대 다수를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매력적이다. 과하게 많거나 적게 감정을 싫지 않았으므로 반감을 살 일이 적다. 뜨겁고 차가운 글에 비해 적, 안티를 덜 만드는 글이라고나 할까



보통 불특정 다수에게 본인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고 싶을수록 글이 뜨거워지곤 한다. 하지만 남을 설득하려는 수단으로써는 오히려 미지근한 글로 감화시키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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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는 온도가 있다.



쓰다 보니 영재 발굴단에서 8000대 1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6학년 문학영재 정여민 군의 수필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 까요?]가 떠오른다. 멋진 미지근한 글이다.










#유일한사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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