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보현 Jun 14. 2022

체험농장을 브랜딩하라.

자립형 농촌체험 프로그램 개발 가이드 1.

농촌체험 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다 보면 체험농장, 관광농원을 운영 준비하시는 분 중 체험장 이름을 생각 없이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상호를 정하는 행위 즉 브랜딩은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고 체험농장 사업을 진행하는 첫 단계라 할 수 있지만, 농촌체험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보면 이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 관한 강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느낌이 든다.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을 우리는 브랜딩이라 한다. 마켓오, 비비고 등의 브랜드를 만든 넥스트에이드 대표 노희영의 저서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이라는 책에 보면 브랜딩은 무언가를 만들고, 마케팅하고, 그것을 팔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문장을 보면 생산, 마케팅, 판매 이렇게 세 단어를 유추할 수 있으며 이것은 체험농장의 운영에 매우 밀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체험농장 또한 농작물을 생산하여 체험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마케팅하여 판매하는 것이다.


체험농장의 브랜드는 추후 상품 개발 단계에서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된다. 체험농장이라는 배가 무사히 항해를 할 수 있도록 나침반이 되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 그래서 체험농장의 이름을 기획할 때 직관적이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쉽고 간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유머를 더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예를 한번 들어보겠다.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는 체험농장이 있다.


아래 이름 중 어떤 이름이 더 기억에 남고 어떤 체험을 하는 곳인지 쉽게 정보가 전달되는가?

1) 둥근햇살농원

2) 아침에 사과 따는 농원


위 예시 중 ‘둥근햇살농원’의 경우 어떤 작물을 키우고 있는지 한 번에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2번의 ‘아침에 사과 따는 농원’의 경우 누구나 한 번에 사과를 떠올릴 수 있다. '아침에 사과 따는 농원'에서는 사과를 따는 체험을 하고 사과를 살 수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고 아침이라는 단어를 통해 신선함 또한 느낄 수 있다.


이 이야기를 하면 ‘스타벅스는 커피와 전혀 상관없는 이름이지만 현재 카페 브랜드로 잘 사용하고 있는데 왜 체험농장은 이처럼 은유적이고 특이한 이름을 사용하면 안 되는가?’ 반문하는 분들이 있다.


애플이나 스타벅스라는 이름에서 그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단번에 떠올리기는 힘들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 사람은 애플 하면 아이폰을 연상하고 스타벅스 하면 커피를 연상한다. 이는 긴 세월의 힘이다. 오랜 시간 동안 대중에게 노출되며 자연스럽게 인식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험농장은 이들과 같은 회사처럼 오랜 시간을 두고 대중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마케팅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체험농장은 시작과 함께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빠르게 대중들에게 존재를 인식시켜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체험농장의 명칭은 브랜드가 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정보를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험농장의 주인만 이해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체험농장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상관없는 이름을 사용한다면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꼭 나만의 독특한 이름을 사용하고 싶다면 긴 시간을 두고 마케팅에 힘을 써 대중들에게 인식시키기 바란다. 하지만 그 행위와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금방 느끼게 될 것이다.


현재 소비자들은 수없이 많은 브랜드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관광 시장 또한 마찬가지다. 테마파크, 리조트 등등 수많은 관광 브랜드가 존재한다. 이 대형 브랜드 사이에서 소규모의 체험농장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대형 테마파크와 경쟁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이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는 브랜드임을 인지해야 한다.


농촌을 테마로 기획된 체험농장, 체험 마을의 경쟁상대는 테마파크, 리조트, 관광명소다. 강의를 진행할 때 항상 이야기하는 부분이 이것이다. 경쟁상대! 소비자는 테마파크, 리조트, 관광명소, 체험농장은 같은 관광상품이고 이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어떤 관광을 가고 싶은지 날씨, 계절, 동행자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이 기준으로 다양한 관광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니 제발 체험농장의 브랜드를 소홀히 여기지 말고 추후 다양한 MD 상품 개발과 체험 프로그램 개발에 큰 기준이 됨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나는 현재 리치 파머스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농촌체험 프로그램 컨설팅 회사를 만들면 어떤 이름이 좋을까를 고민하다 만든 이름이 2018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리치 파머스 즉 부자 농부다. 이 이름을 정할 때 매우 직관적이며 한 번에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인지시키고 싶었다. 나의 작은 도움으로 부자 농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포함된 이름이라 할 수 있다.


로고도 직접 만들며 직관적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각형의 로고를 보면 아래 리치파머스 영문 폰트가 있고 위에는 얼핏 보면 산과, 태양처럼 보이지만 벽에 기대어 앉은 사람처럼 보이도록 이중적 의미로 표현을 했다. 산과 태양은 자연을 벽에 기대어 앉은 사람은 쉼을 뜻한다. 이는 농촌체험을 의미하기도 한다. 농촌이라는 자연 속에서 휴식을 한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리치 파머스 영문 또한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영문 RICH의 경우 영문 대문자 I를 숫자 1로 표현했다. 이는 최고. 제일을 뜻한다. H는 사다리로 표현하였으며 이는 연결을 의미한다.


이처럼 브랜드, 로고는 한 회사를 알리는 최고의 마케팅 수단이다. 체험농장의 이름은 브랜드가 되어야 하고 이 브랜드는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체험농장을 준비하고 있다면 농장의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지 꼭 인지하고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기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립형 농촌체험 프로그램 개발 가이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