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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보현 Jun 23. 2022

얼렁뚱땅 시골 테마파크 이야기11

11화 시간제 운영방식의 필요성

※본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모든 내용 및 지역, 장소는 허구이며 허구의 사건과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발생할 법한 극한의 내용을 예시로 작성되었음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1화 시간제 운영방식의 필요성


어느 날 아침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시골 테마파크에 근무를 하고 있는 과장의 전화였다. 현재 키즈 플레이존(실내 놀이터)을 만들었는데 만족도도 높고 주말에 이용객으로 가득하다는 이야기를 매우 자랑스럽게 흥분하며 이야기했다. 그래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토요일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간 과장의 안내로 키즈 플레이존으로 이동했다. 키즈 플레이존으로 이동하는 순간에도 과장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늘 적자였는데 이번 키즈 플레이존을 만들면서 올해는 무조건 대박이라는 얘기를 하며 늘 손님이 없어 고생을 했던 겨울에도 이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 거라며 계속 흥분한 상태로 말을 이어갔다.


난 그에게 이용요금을 물어보았다. 이 시골 테마파크의 경우 성인 16,000원, 청소년 14,000원, 소인 12,000원의 입장료가 있으며 키즈 플레이존의 경우 별도 요금이 발생하는데 성인 4,000원, 소인 8,000원이다. 주로 아이들이 이용하는 놀이시설이지만 성인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4종류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입장료 + 키즈 플레이존 이용권이 16,000원이라고 했다. 소인의 경우 약 4천 원 정도를 할인받을 수 있어 매우 합리적인 구성이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설규모와 운영방식을 알고 정말 어이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좁은 실내 공간에 임시로 벽을 만들어 시설을 만들었으며 약 11개의 시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여기까진 그래도 괜찮았다. 그런데 이용시간이 문제였다. 시간제한이 없으며 퇴장 시 재입장은 불가능했다. 시간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놀 수 있고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곳의 가장 큰 문제점을 바로 발견했다면 당신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난 이 키즈 플레이존을 구경하며 안전요원이 몇 명이 있는지 파악을 했다. 현재 주말 6명이 상주 인원으로 시설을 관리 운영하고 있었다. 주중에는 4명의 상주 인원이 있다고 했다. 시골이라는 특성상 주중에는 손님이 주말 평균 반도 안 들어오니 4명이면 충분할 거 같았고 주말은 6명이 운영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놀이시설을 운영하는 직원도 사람이고 쉬고, 화장실도 가고 밥도 먹어야 한다. 그러기에 교대 인력은 꼭 필요하다. 어떤 일이 언제 발생하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6명의 직원이 협소한 공간에 설치된 약 11개의 시설을 운영하고 아이들은 한번 입장하면 무제한으로 놀 수 있다.  현재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테마파크 혹은 체험농장을 준비 중이라며 이 문장에서 치명적인 문제점을 무조건 발견해야 한다.


시골 테마파크 과장에게 왜 이용시간을 무제한으로 했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돌아온 그의 대답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아이들이 놀면 얼마나 놀겠어! 밖에도 놀게 많은데...' 이건 정말 아무 생각 없는 대답이다.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잘 알 것이다. 아이는 재미있다고 생각이 들면 하나의 장난감으로 몇 시간을 놀 수 있으며 얼마나 집착을 하는지 말이다. 아이들의 흥미, 집중도와 체력은 어른이 생각하는 그 이상이다.

그리고 난 또 다른 질문을 했다. 한 번에 최대 수용 가능 인원이 몇 명인지를 물어보았다. 놀이시설에 탑승한 인원과 대기하는 인원까지 포함해서 얼마인지 물어보았지만 이 또한 전혀 파악이 되지 않았다. 일단 시설부터 입점하고 만들기에 급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한꺼번에 약 100명이 입장해서 11개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1개의 시설에 최소 이용시간 10분으로 잡으면 11개의 시설을 1명이 이용하는 총시간은 110분으로 약 2시간이라고 보면 된다. 1 기종 동시 체험이 가능한 인원을 평균 5명이라고 하면 55명이 동시 체험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대기 인원으로 잡으면 된다. 대략적으로 100명이 이용하며 머무는 시간은 약 4시간이 된다. 그러면 100명이라는 최대 인원이 입장을 한 상태라면 추가로 입장을 원하는 사람은 누군가 체험을 포기하고 퇴장할 때까지 무한정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현재 테마파크를 준비하거나 체험농장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체험시설을 설치할 때 동시 입장 가능 인원과 동시에 체험이 가능한 인원을 파악하지 않고 있다. 이는 최대한 적자를 만들지 않고 손님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행위이다.


어린이 8,000원의 이용요금은 매우 저렴하고 부담이 없는 금액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무제한으로 만드는 순간 입장 인원에는 한계치가 발생했고 대기를 하며 무한정 기다리는 시스템을 만들어 버렸다. 지금 당장은 큰 불만이 없겠지만 앞으로 손님이 더 늘어날 경우 이는 불만족으로 돌아올 것이 뻔하다.


8.000원의 입장료에 2시간 이용으로 만든다면 어떤 일이 발생을 할까? 동시 입장 수용인원이 10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2시간 체험, 80명 동시 입장으로 조금 더 여유롭게 체험을 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2시간 안에 11 기종을 모두 이용하지 못하더라도 다음을 기약하게 만들면 된다. 2시간의 이용시간이 끝나면 다음 80명이 입장을 하고 이런 방식으로 키즈 플레이존이 돌아가는 것이다.


당장 이용시간 무제한은 고객의 입장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큰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적자를 부르는 강력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체험 시간을 무제한으로 할지 시간제로 만들지는 정말 심각하게 고민하고 생각할 문제이다. 에버랜드처럼 공간이 넓고 수많은 체험시설이 있다면 상관없지만 협소하고 많은 인원을 한 번에 수용하기 힘들다면 그 대안은 시간제 운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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