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겪었다 해서 잘 아는건 아니에요.
그냥 나누고 싶어 적어봐요.
강아지와의 이별은 시간이 흐름을 느꼈을 즈음부터
짐작하고 또 짐작하고 수천번 이미지 트레이닝도
해봤지만 현실과 마주했을 땐 어떤 연습도 도움이 되지 않아요.
이별은 그저 마주할 뿐이니까.
오랜친구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기분은
친구였고 가족이었을 누군가를 잃었을 때 이상이죠.
그런데 당신은 너무나 운이 좋아요.
아직 사랑하는 강아지가 옆에 있잖아요.
비록 많이 아프고 병들어 볼품없지만
주인을 사랑하는 마음은 아주
진한 소중한 강아지에요.
알아보지 못하고 할 수있는게 아무것도 없어보여도
같이 한 추억과 시간들이 함께 남아있어요.
못해준것들에 속상해 하지마요.
함께 있어주는게 가장 행복해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만 다해주세요.
안락사가 강아지를 위한 길인지 아닌지는
조언할 수 없어요.
죽음 앞에서 어떤 결정도 정답은 없으니까요.
사람도 마찬가지잖아요. 동물이라고 다르지않아요.
그저 매일을 기록하고 함께 있어주세요.
그게 일기든, sns든 상관없어요.
나중의 나와 강아지를 위해 꼭 필요해요.
그리고 너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면
강아지를 보내주는 것도 나쁘지않을듯해요.
끝까지 강아지가 스스로 죽음에 이르기까지 보아온 주인의 후회로 들어주세요.
죽음의 선택이 강아지를 도와주는 길이었을까 하는 후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바다 구경을 시켜준 하루. 눈이어두워 바다내음만 맡는다. 대신,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 강아지와 함께 하면 좋을 일들을 정리해봐요.
바다를 보여주고 싶다면 당장이라도 데려가 함께 해주세요.
뛰어놀진 못하더라도 바닷바람의 진동이라도 느낄 수 있게 말이에요.
어릴때 데리고 다니지 못해 미안하지만 마지막이라도 느낄 무언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세요.
늙은 강아지는 당신을 너무나 사랑해요.
당신 마음이 아픈건 견디지 못할 정도로 슬퍼할거에요.
당신이 최선을 다했다는걸 알아요.
많이 사랑했다는것도 알아요.
우리가 강아지에게 고마워하는것처럼
강아지도 우리한테 고마워할거에요.
10년이상 강아지와 함께 했다면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
부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강아지와의 이별은 치유되는게 아니라
터져나올 것 같은 슬픔을 참는 일이겠지만,
함께 견뎌요.
무지개다리에서
꼿꼿이 앉아 한참을 기다릴
강아지를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우리의 여행이 끝나면 사랑하는
강아지와 또 다른 여행을 시작 할 날이 올거에요.
안녕 나의 사랑스러운 재롱이 흐르는 눈물은 어서 닦고
사랑하는 시간이 흐르기 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요.
행복해지세요! 강아지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