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엔 리피강이 흐른다.

Prologue : River Liffy flows on my heart

by Lizzy Lee 리지 리





한국의 수도인 서울의 중심엔 한강이 있다면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의 중심엔 작지만 아름다운 리피강이 있다. 아무리 날씨가 흐리다고 유명한 아일랜드이지만 푸르른 하늘에 하얀 구름이 뜨는 날도 가끔은 있다. 대체로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음속 나만의 햇살을 지니며 더블린의 리피강을 일 년 동안 거닐었다.




< 더블린의 리피강 River Liffy in Dublin >










의생명을 전공한 나는 대학을 졸업한 후 호주에서 해외인턴을 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석사 과정 혹은 취업을 해야 했다. 그 두 개의 길이 있었다. 하지만 과연 내가 그중 하나의 길로 가면 행복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새로운 내 길을 하나 만들어 보았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교수님이 차라리 미국으로 석사를 공부하러 가라는 말에도 대학 선배가 갔다 오면 나이만 먹고 취업을 하기가 힘들다고 해도 난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렇게 난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들을 해보기 위해 아일랜드로 떠났다. 진정한 행복을 찾는다며. 하지만 행복은 찾는다고 있는 게 아니며 아이러니하게도 행복을 찾으려고 할 때 불행해진다.





What's the craic? How’s the craic? 하며 아일랜드 사람들은 매일 묻는다. ‘크렉(Craic)’이란 아일랜드에서 많이 쓰이는 은어(slang)로 재미, 즐거움이란 뜻이다. 난 주변의 기대,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거창한 행복을 좇으며 살아왔다. 그런데 나에게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라는 일 년의 시간은 온전히 내 마음을 바라볼 수 있는 자유로운 순간들이 모인 시간이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꼭 대단한 것을 이룰 필요는 없다. 지금, 여기 내가 느끼는 소소하고도 일상적인 기쁨에 귀 기울이게 된 것만으로도 충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