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해프닝의 시작
음악? 너와 내가 아는 그 음악 말이야?
내가 음반을 냈다고 내 친구들에게 말했을 때 들었던 재밌었던 반응들 중 하나이다.
그렇다 나는 올해 2021년 4월 음반을 낸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이다. 누군가는 음반을 냈으니 어쨌든 가수 아니냐고 하는데, 가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멋쩍어서 말이다. '가수'라는 단어에는 어느 정도 전문성이 내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인데 나는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다.
그다음으로 자주 듣는 질문은.
"어떻게 하다가 갑자기 그렇게 음반을 내게 된 거야? "
답을 하자면, 상투적인 대답이지만 정말 "어쩌다가" 이런 일이 일어났다.
내 인생에서도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네' 이 정도의 급이다.
나는 단언컨대 음악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굳이 연관성을 찾자면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좋아하고, 좋은 음악 우연히 알게 되고 듣는 것을 사랑하는 정도? 하지만 이는, 나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하는 바이다. 노래 부르는 것에 소질이 있는 것도 아니며, 취미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노래를 부른 기억은 회사 회식자리인 노래방에서 분위기상 마지못해 2곡 부른 게 전부다.
내가 음반을 내게 된 이 모든 해프닝의 시작은 내가 브런치의 아래 다른 매거진에서 다루고 있는 '갑상선 항진증'을 겪으면서 일어났다.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그 무렵, 무언가 나를 치유하고 다독일 취미 활동이 필요했다. 그 순간,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피아노가 생각났다. 그냥 남들 하는 취미처럼 피아노를 배웠었고 마지막으로 피아노를 쳤던 게 아마 12살 무렵일 거다. 그 이후에는 방 한편 자리만 차지하고, 먼지만 수북이 쌓인 피아노였다.
바로 실행에 옮겨야겠다고 생각했고 집 근처 피아노 학원에 전화를 했다.
그렇게 주 1회 1시간씩 수업을 다녔고, 종종 집에서 피아노를 뚱땅뚱땅 쳤더란다.
오랜만에 본 옆집 아주머니께서 나에게 하신 말씀 "쏨바디야~~요즘 피아노 치니? "
어느 날 주말, 이 날은 피아노를 조금 색다르게 쳐보았다. 그날은 정해진 곡을 치기보다는 피아노를 알아보고 대화를 해본다는 생각으로 건반을 뚱땅뚱땅 두드려댔다. 그리고서는 그냥 머릿속에 생각나는 음들을 치기 시작했다. (살짝 과장 보태서 이 순간만큼은 내가 바로 모차르트다!)
이런 시간들로 며칠을 보냈는데, 어느 날 두드린 음이 내 귀에는 썩 괜찮게 들리는 거다.
"오, 나쁘지 않은데? "라고 생각했고 그냥 그렇게 넘어갔다. 그런데 피아노를 칠 때마다 자꾸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리듬. 나중에는 혹여나 잊어먹을까 핸드폰 동영상으로 녹음을 했고. 문득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이걸 음악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근데 문제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거다. 내 손에 쥐어진 것은 피아노로 뚱땅거린 음뿐인데, 이걸 어떻게 해야 우리가 듣는 노래로 만들 수 있는 거지?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고 내 주변의 친구들도 대개 회사원이어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딱히 없었다.
그래서 나는 무작정 인터넷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https://brunch.co.kr/magazine/hyperthyroid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