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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쏨바디 Jul 16. 2020

평범하게 사는 거,
너 그거 어려운 거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 

아주 옛날, 설문조사 체크란에 본인의 가정환경을 선택하시오에 내가 선택한 보기였다. 하지만 학창 시절 우리 집을 방문했던 친구의 눈에서 우리 집이 그닥 넓지 않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뭐, 가난은 상대적인 거니깐.  하지만 몇 년 후 만난 친구가 “아직도 그 집에 살아? “라고 했을 때 그가  평소에 은연중에 했었던 다른 행동들 때문인지 “너 아직도 그 작은 집에 살아?”로 해석되어 아직 나의 마음속에 남아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나는 내가 공주 혹은 어느 별에서 온 아이라고 생각했었다.  영화 ‘트루먼 쇼’와 비슷하게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 거다. 이렇게 서민생활을 하고 있으면 10살쯤 찾아오리라. 만약 오면 그래도 키워준 부모님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나의 진짜 부모님은 당신들이라고 해야 하나? 이렇게 나름 진지하게 사후 대처도 고려했던. 하지만 10살, 아니 20살 이 지나도 그들이 오지 않은 것이 1차 충격. 그리고 성장기에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나뿐만 아니라 대다수라는 것에  또 한 번 2차 충격을 받았다. 


요즘 동기부여를 위해 아침마다 주기적으로 보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의 연설 중 기억나는 한마디. 오바마 대통령도, 그 유명한 비욘세도 인터뷰 이후 오프라에게 이 질문을 했다고 한다. “Was it okay? “. “어땠어요?  괜찮았나요?”. 미국의 대통령도 그럴 정도이면, 인간의 인정받고 싶고 차별화에 대한 욕망은 정말 본질적인 것이 분명하다.  근데 언제였을까, 냉정하게 내가 그다지 특별한 존재는 아녔음을 깨달았던 순간은. 아니다 어쩌면 아직은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걸 수도 있겠다. 자, 이제 나를 찾으러 와 주세요! 늦지 않았습니다 


대학교 때 우연히 길을 걷다가 만난 선배가 나에게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반쯤 미소 지으며 “ 평범하게 사는 거 , 너 그거 얼마나 어려운지 알지?" 그때는 와 닿지 못했는데 글 쓰는 지금 이 순간에는 그 말이 너무 와 닿는다. 

평범한 게 가장 힘든 거다. 다들 평균으로라도 살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사는 것.


우리 집 어머니는 특히 부모님의 세대가 그러하듯이 자식의 교육에 모든 것을 올인하셨다. 물론 모든 것을 올인할 때는 부작용 및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기둥 뽑는다는 말. 우리 집은 아마 기둥이 있었던 게 아니라 그 기둥마저 대출받았던 게 틀림없다. 

최근에 아직도 우리 집에 빚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엄마에게 웃으며 농담 식으로 물었다.

 “엄마, 우리는 온 가족 4명이 다 일을 하는데 왜 아직도 빚이 있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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