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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 by you Jun 01. 2020

교차로에서 초록을 기다리는 일

여전한 빨강에서

교차로에서의 초록 기다리는 일. - 요즘 들어 스스로에게 질문을 거듭하는 일이 숱하게 늘었다. 심리적 불안증세나 불면증, 종종 찾아오는 분열증상, 공황장애 같은 치열한 부정같은 것들은 무작위로 같이 찾아온다. SNS에 대한 빈도가 줄었다. 사람들이 살아있는 금을 올리는 공간을 보면, 내가 죽어있는 것 같다는 생각때문이다. 스스로에 대한 독립성과 주체성이 낳은 강박의 병이지만,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 병의 원인이 ᅵ려 약없이 이겨낼 수 있다는 주체성을 제안한다. 이 병의 원인ᄋ ᅩ히려 병을 나름대로 막고있는 셈이다. - 스스로에게 묻는 난제는 다음과 같다. 하ᄅ 정확히 12번 이상은 찾아오는 증상이다.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한시간에 한번은 시험을 보는 셈이다.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내가 어떻게 이 곳에 ᆻ는지, 내가 어디에 ᆻ는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묻는다. 정답을 찾는데, 답안지를 잃은 것 같다. 그래도 정답이라면, 내 안에 어딘가에 답안지는 있겠지 하는 정도. - 마치 빨간 불에서 다음 신호를 기다리는 것 같다. 걸음의 이동속도는 초록불에서 증가하지만, 마음의 진동속도는 빨간불에서 증가한다. - 급할수록 더 조심해야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가야할 목적지가 있다면, 이번 교차로의 빨간불이 불안을 더욱 거대하게 키울 수 밖에 없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은 채로. - 이번 교차로의 빨간불에서, 내 옆에서 같이 초록불을 기다리는 사람은 지금 어디를 가는 길 일까 질문의 화살을 던지고 싶다. 날카로운 촉을 장전하고, 시위를 당긴다. 이 활시위는 기어코 내게 돌아온다. 결국 또 강박에 못이겨, 빨강에서 초록을 기다린다. 초록의 꿈에서 눈을 뜨면 여전히 나 혼자 빨강이다. - 다시 이번 교차로의 초록을 부추긴다. 여전한 빨강에서, 강박과 불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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