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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초이 Sep 16. 2024

집에서 마라탕탕탕

마라탕


우리 집은 일주일에 한 번씩 배달하는 메뉴가 있다. 그것은 마라탕이다. 큰아이는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마라탕을 찾고, 작은 아이는 매운 음식을 좋아해 자주 시켜달라고 한다. 마라탕은 주문하면 기본 소자 만원에 몇 가지 재료를 추가 만 4~5천 원이 나온다. 소고기를 넣는 큰아이와 새우꼬치를 넣는 작은 아이는 두 재료가 섞이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각각 주문하면 배달비를 제외하고 3만 원가량 나온다. 일주일에 한 번이면 한 달에 12만 원이다. 그나마 마라탕 사랑이 조금 식은 상태다.


지난해 겨울 두 아이에게 마라탕의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이틀이 멀다 하고 마라탕을 찾았다. 독서동아리 단톡방에서 이를 말했더니. 동아리원 한분이 집에서 마라탕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알려줬다. 원하는 재료에  '백O원 마라소스'를 넣으면 된다고 했다. 나는 쿠O에서 재료를 잔뜩 구입해 다음날 바로 시행했다.


시판 사골 국물에 마라소스를 넣었다. 숙주. 백목이버섯, 흑목이버섯. 팽이버섯, 청경채, 포두부, 소시지를 넣었다. 내가 만드니 추가금액 생각하지  않고 듬뿍 넣을 수 있었다.  손질한 냉동새우도 큼지막한 걸로, 샤부샤부용 소고기도 한우로 넣었다. 국물 맛을 보았다. 비슷한가 잘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국물을 한 숟가락씩 먹어보라 했다. 조금 더 매웠으면 좋겠다고 해서  마라소스를 더 넣었다. 적당한 듯했다.


두 아이에게 우동 그릇에 한가득씩 떠주었다. 큰 아이는 입맛에 맞다고 연신 맛있다고 하면서 먹었다. 작은 아이는 주문하는 마라탕과는 조금 다른데, 먹을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하면 비싼 백목이와 새우를 마음껏 넣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그렇게 일주일에 두세 번 집에서 마라탕을 만들었다. 겨우내 마라탕을 열심히 먹던 아이들은 새 학기가 되자 질렸는지 시들해졌다.


그리고 마라탕은 이따금씩 친구들과 만나서 같이 사 먹는 정도였다. 그러다 다시 마라탕을 가끔  주문했는데,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되면서 매주 시키고 있다. 이제 마라탕 재료를 챙겨둘 시기가 온듯하다. 여러분도 만들어보세요. 집에서 마라탕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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