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이의 드로잉
1. 오륜동 산책
거의 1년 만에 만났다.
내려야 할 곳을 한 코스나 지나칠 정도로 반가웠다. 평일에 경치 좋은 식당에 사람이 4팀 정도 있었다.
거리두기로 따로 분리된 방에서 식사를 했다. 가스 버너를 켜야해서 선풍기를 꺼야 했는데 직원분이 그럼 선풍기를 눕히라고 하셨다. 모임 언니가 선풍기를 진짜로 눕히려고 하자 우리가 막 웃었다. 창의적이에요! 고개를 낮추는 정도로 받아들였는데 직원분이 성큼 다가와 선풍기를 진짜 엎어버렸다. 막 웃던 우리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웃었다. 엎드린 선풍이를 본 적 있나요. 선풍기가 민망해하는 것 같은 기분. 수원지 근처라
습도가 높았다. 공기가 상쾌하고 좋았는데 마스크를 벗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2. 5,490보를 걸었다
발지압하는 곳에서 나는 맨발로 엄마는 양말을 신고 걸었다.
며칠 전 만해도 엄마는 지압 길을 걸을 때 감각이 없고, 안 아팠다고 했다. 수술 후 회복 중이라 이런 사소한 말도 내색은 안 하지만 신경이 쓰인다. 같이 아파하며 지압 길을 걷는다. 엄마의 감각이 돌아오는 거라 생각하니 다행이다. 많이는 걷지 못하고 제자리 걷기 수준이다. 시간이 지나가고 있구나. 곧 무더운 여름이 오겠구나. 그때는 지압 길이 아닌 그늘만 찾고 있겠지.
3. 혼자서 빙수를
도서관에서 그래픽 노블 스피노자를 읽었다.
지식(인식)의 4가지. 1. 듣거나 전해 들은 인식 2. 감각적 인지에 기초한 인식 3. 논리적인 추리에 의한 것 4. 이성적인 앎(본질에 대한 직접적인 통찰력)/영속성-영원히 계속되는 성질이나 능력
그림 모임(크로잉) 언니, 친구와 죽음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하나)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남겨진 이의 슬픔과 고통 같은.. 그 상황과 감정이 무섭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종교가 있다면 좀 낫지 않나 이런 이야기였다. 스피노자를 읽으니 신이란 건 자연의 법칙과 같은 걸로 받아들여졌다.
혼자서 빙수를 먹는 것이 어른이라면 참 쉬울 텐데. 그게 아닌 어른이 되어 혼자 빙수 먹는 게 별 일이 아니구나를 경험한다. 달디 단 팥과 아이스크림이 좋은 한 명의 어린이, 나이 든 어린이(?) 구나. 흑임자가 들었다는 게 조금 다른 점일까. 다시 산길을 걸어 걸어 집으로 가야지 마음먹는 게 조금 발전한 모습일까. 이 면들이 마음에 든다.
4. 편하군요
동생이 카카오 택시를 불렀다.
근처에 있었는지 1분도 안 돼서 택시가 도착했다. 독립해서 따로 사는 동생이 엄마와 병원을 가기 위해 전날 집에 왔고, 나는 볼일을 보러 나가는 김에 같이 택시를 탔다. 20대의 나는 택시비를 아깝다고 여겼다.
책도 잘 안 봤는데 택시비 1만 원~2만 원이면 책 한 권을 사겠군 이런 식으로 계산을 했다. 떡볶이, 순대, 튀김을 사 먹는 게 낫겠군을 떠올리는 게 어울리는 나였는데 왜 그랬을까.
버스가 끊기거나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장소에 갈 때 택시를 탔다. 혼자서 택시 타는 걸 안 좋아하기도 한다. 지금은 어떻냐고? 편하네. 2만 원이고 3만 원이고 금액 상관없이 택시 타고 다니고 싶네. 왕복으로.
5. 번거로운 일
종이는 리소 프린트 때 사용한 문켄지. 인터넷으로 전지 사이즈를 구입해(원하면 재단도 해준다) 받은 지
꽤 되었다. 이럴 때마다 생각한다. 천천히 하나씩. 서두르지 말고 틈틈이 조금씩. 그러면 복잡하지 않다.
6. 준비 중입니다
코로나 단절 연결
2021.7.12 mon -7.18 sun
부산시민공원 제2갤러리
7. 부드럽고 보드랍게
7-1. 아마도
7-2. 나비는 왜 희망하면 떠오를까?
7-3. 산책 여유와 그림 위로
7-4.
왕복 4시간으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실행 가능한 곳으로.
빠르게 스케치를 하면 아니 천천히 해도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낙서처럼 그려진다. 나는 재밌는데 누군가 본다면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달까. 동그라미, 세모, 네모로 그리면 짧은 시간 안에 필요한 것 위주로 그려진다. 단순해진다. 이렇게 자꾸 연습하면 나중에는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도구 없이도 또렷하게 그려질 것이다. 그때쯤 되면 다시 막 풀어진 그림이 그리고 싶을지도.
#드로잉
#그림에세이
#기록은모여서무엇이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