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이의 드로잉
1. 비상구
신나서 그림 그리는 맨발이와 진지하게 돈 벌어야 해하고 안 신난 이유진이 같이 있다.
둘은 하나인데 장소와 시간에 따라 종종 따로가 된다. 바다 보고 싶은 나와 서류하고 작업하는 나 중에
이도 저도 아니게 밥 먹고 졸리기만 한 하루였다.
이상하게 새벽 5시에 기상하고 6시 반에 아침을 먹었다. 원래는 아침 8시 9시도 일어나기 힘들었는데 말이지. 몇 권의 독립출판물을 만들고 작고 쪼그라드는 기분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그것도 벌써 몇 개월 전이니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 기분과 느낌과 감정이 사라지면 또 사부작 거리며 생각한 것을 그림으로, 실물로
만들려고 한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허튼짓이 아니길',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길', '과정에 충실하고 즐긴다지만 만족할 결과물이 나오길' 혼자 보는 노트에 글을 쓴다.
주문한 엽서 예쁘게 나오게 해 주세요. 원하는 액자 찾을 수 있게 해 주세요. 주말에 아티스트 데이트하게 해 주세요.
2.
날씨가 흐렸다. 우산을 챙겼다.
비가 오면 책방으로 가고, 비가 안 오면 바다를 가자고 나섰다. 우산은 가방 속에서 조용히 쉬고 있었고,
광안리에 도착하자 빗방울이 떨어졌다. 관광객들이 늘어난 해수욕장이다. 서핑하는 사람도 많이 보인다.
송정에 가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광안리에서도 하는구나.
내가 보고 싶은 바다색은 이게 아닌데, 제주도 바다처럼 물감을 물에 푼 듯한 그 색이 보고 싶은 거였다.
3. 자주
'좋아하는 일을 잘하려면 이렇게 즐겨야 합니다'를 본 것 같다.
그림을 그리려면 경험이 있어야 하고 경험을 늘리려면 책도 읽어야 한다. 읽어내려면 앉아있는 힘을 키워야 하고 그러려면 걸어야 한다. (자주 누워있는데 말이지..) 자주 목을 돌려주고 몸을 밖으로 펴주자.
짧아지는 연필을 보는 즐거움과 채워지는 기록을 보는 뿌듯함을 자주 느끼자.
4. 비즈 반지
비즈 2천 원, 크리스털 6천 원, 진주 1만 5천 원, 끈 3천 원, 현금 결제하니 약 천 원 할인해 주셨다.
순간접착제는 다이소에서 천 원 주고 샀다. 반짝이는 비즈에 둘러싸이니 뭘 사야 할지 모르겠더라.
비즈 매듭법을 검색했다. 몇 번을 따라 했다. 만들고 가위로 잘라 풀고를 반복했다. 진주알도 작고 구멍은 더 작고 실은 더 가늘어 눈이 아프다. 내 것을 만들고 엄마 거도 하나 만들고 부자재는 고이 챙겨 서랍에 넣어두었다.
만든 건 마음에 든다. 독립출판물 <오늘은 웃으며> 전시하게 되면 할매의 액세서리로 반지, 참빗, 은비녀를 비즈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실이 아닌 비즈로 만들고 다림질하면 붙는 거 그걸 찾아봐야 할 듯.
5. 새콤~
6. 그늘
전봇대가 만든 그늘은 내 몸의 5분에 1 정도인데 거기에 가려질 리가 있나요. ㅎㅎㅎ
그러고는 아빠는 나와 저만치 떨어진 건물이 만든 그늘을 찾으셨다.
7. 언제 어디에서라도, 예술 출판
대구 고스트북스, 부산 로그프레스, 군산 삐약삐약북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플랫폼 피 출판 심포지엄 중 하루를 신청해서 들었다. 화숙 쌤이 단체 채팅방에 알려주셔서
알게 되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출판업에 힘을 쓰고 있는 모습에 응원과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나에게는 반성과 나에게도 응원을...^^
8.
서점에는 내가 찾는 책은 없었고 문제집이 많았다.
카페에서는 선물 받은 기프트콘을 쓰려는데 앱에 등록을 하란다. 한 곳은 느리게. 다른 곳은 빠르게.
찾는 책은 없지만 보고 싶은 책은 있었고, 물어서 등록은 했지만 종이 쿠폰에 도장 쾅 찍는 게 아직은
더 좋다.
스탬프 투어 지도에 도장을 받았다. 사장님께서 직접 찍어주셨다. 울산에서 대중교통으로 온 손님이 있었다고 알려주셨다. 나도 모르게 책방 다니는 거 좋아해요라고 말했다. 볼 일이 있을 때는 근처에 책방을 찾아본다. 책방이 목적지며 볼 일이 되는 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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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세이
#기억하고싶은순간을기록
#마음을지나가는크고작은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