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로잉. 철봉. 턱걸이
이렇게 철봉에 매달리게 된 것은 조카와 놀이터를 다녀온 뒤이다.
하늘다리? 구름다리? 기구의 이름은 모르지만 팔을 뻗어서 앞의 봉을 잡으며 나가아는 기구.
둘째 조카가 자신의 키보다도 훨씬 높은 봉에 매달려 앞으로 앞으로 성큼성큼 나아간다.
멋졌다. 정말 멋졌다. 저 작은 두 손으로 온몸의 무게를 지탱하고 다리는 대롱대롱 땅으로부터
떠있다. 떨어질까 무서울 법도 한데 하다가 손에 힘이 빠지면 멈춰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러울 수 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간다. 나도 점프를 해서 봉을 잡았다. 팔을 뻗어도 한 칸 앞의 봉이 잡히지 않는다.
손바닥이 아프고 몸은 무겁다. 에고고. 초등학교 때는 나도 제법 날렵했는데 말이지.
다시 한번 해본다. 윗도리를 바지 안으로 쏘옥 넣고 온 힘을 다해 매달려 앞으로 간다. 된다. 한 줄을
통과했을 때 통쾌했다. 작은 성취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두 번은 무리였다.
그날 저녁 겨드랑이가 만세만 해도 아프고 뻐근했다. 다음 날 집 근처 하늘다리를 찾아 졸업한 초등학교로
갔다. 찾는 기구는 없었고 철봉이 있었다. 매달려 본다. 턱걸이를 해본다. 매달릴 수 있는 시간은 5초였다.
올라가면 내려오는 시간, 내 팔이 내 몸을 지탱할 수 있는 시간은 10초가 되지 않았다.
봉에 매달렸다가 턱걸이 자세가 되었다가 상체를 올려 봉 위로 올리는 자세가 하고 싶다.
턱걸이를 1나 이상하고 싶다. 유튜브에서 철봉 운동을 검색하니 악력이 부족하거나 몸무게가 손이 지탱할 수 있는 힘보다 무거우면 힘들다고 했다. 턱걸이 하나 하고 싶다. 그러면 두 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2. 드로잉. 점프
철봉 앞에서 점프만 여러 번 하다가 왔다.
3. 드로잉. 매달려 건너기
기구의 이름은 '매달려 건너기'였다. 한 칸도 앞으로 나가지 못해 속상해(속땅해..)
높기는 왜 이렇게 높으며, 간격은 왜 이리 넓은가. 기구를 먼저 탓해본다. 다음으로는
무거운 내 체중과 근육 없는 팔과 배를 살펴본다. 툭하고 올라갔다가 투둑하고 떨어진다.
장갑을 챙겨 가보자.(많이 미끄러움) 왜 안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될까를 생각하라고 했다.
4. 드로잉. 매달려 건너기
Good luck to you.
5. 드로잉. 매달려 건너기. 턱걸이 연습
평상복을 입고 보이는 내 팔뚝은 두껍다고만 생각했다.
턱걸이 연습하려고 매달리는 내 팔은 반대로 얇게 보인다.
내 체중을 들어 올리기에는 약해 보이기까지도 한다.
변함없는 팔뚝인데 달리 보이는 것이다.
턱걸이 연습은 며칠 안되었지만 할 때마다 일러스트를 시작했던 20대의 내가 떠오른다. 어떻게 하는 거지? 어떤 연습을 해야 잘할 수 있지? 첫 책에 그림 작업을 시작하고 싶다 같은 마음들. 좋아하면 그것만 보고 달려드는 모습이 어렸던 나를 떠올린다. 주변을 살피며 살짝 멈춰가며 하자고 응원한다.
자연속맨발이의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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