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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육헌 Mar 20. 2017

배짱이 한정판 패키지를 열어보다

어느 봄날, 한정판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에게 찾아온 선물



1. 나는야 배짱이 룰루랄라 


기업이 직접 팬클럽을 모집하기도 하는 세상이라며, 배달의 민족 공식 팬클럽을 슬쩍 언급한 글을 썼던 적이 있다. (링크) 달의 민족을  좋아하는 들의 모임이라며 이름하여 배짱이. 모집과 창단 시점부터 열심히 염탐하고 있었는데, 어찌어찌 너무나 좋은 기회가 생겨 배달의 민족 공식 팬클럽 배짱이 2기에 함께 하게 되었다 헤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브랜드이기에 앞으로 어떤 활동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되는 부분 + 서른을 앞둔 이 나이에 팬클럽 활동이라니 너무나 신이 나버림. 이름도 마음에 든다. 역시 나는 개미보다는 베짱이, 아니 배짱이랑께!


가입 후 안내받은 대로 배짱이 한정판 패키지를 받을 주소를 입력하고 이틀쯤 지났을까. 늦은 밤의 퇴근길이었다. 오피스텔 1층 경비실 옆에서 나 좀 찾아가소 하며 차곡차곡 쌓여있는 택배박스들 사이에서 군계일학처럼 우렁차게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이 녀석, 바로 내 배짱이 한정판 패키지 박스가 틀림없으렷다. 




2. 박스! 박스를 보자!


배달의 민족 택배 상자가 도착했다 ⓒhaeegri


애초에 택배 열어보는 것 자체가 설레는 경험이긴 하지만, 박스 위 문구는 그 설렘을 부추기듯 배가시켜준다. 문구와 폰트와 미니멀한 흑백 컬러 빠짐없이 죄다 배민답네! 박스에는 커다란 배달의 민족 한나체로 택배왔다 가, 박스 포장용 테이프에는 60초 후에 공개됩니다 라고 쓰인 모습에 풋 하고 웃음이 난다.


기존의 택배래봐야, 밋밋하기 그지없거나 혹은 그나마 브랜드 로고 정도 붙은 포장이 전부였질않나. 그와는 다르게 박스며 테이프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을 활용해 자기주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누군가에겐 고작 택배 포장일진대, 배달의 민족 마케팅팀에게는 무려 택배 포장이었나 보다. 사용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접점이라면 놓치지 않는 디테일이 정말 감탄스럽고 멋지다.



택배 상자를 여니 무광의 틴케이스가 기다리고 있다  ⓒhaeegri


택배 상자를 열면 고급스러운 느낌의 무광 블랙 틴케이스를 마주하게 되는데, 괜스레 더 집중해서 뜯어보고 싶게 만든다. 가벼운 마음으로 개봉을 시작했는데 점점 몰입하고 있는 나. 내용물은 아직 구경도 못했는데 이미 밀당에 넘어가고 있는 중인건가. 이런 요망하고 훌륭한 사람들 같으니! 




3. 배짱이꺼야!!!


틴케이스 속 차곡차곡 정갈하게 쌓인 굿즈들 ⓒhaeegri
개봉해 펼침샷 ⓒhaeegri


뚜껑을 조심스레 열어서 틴케이스 속에 차곡차곡 알차게 쌓여있던 제품들을 꺼내어보았다. 익히 알려진 배민문방구의 제품 뿐만 아니라 아마도 배짱이만을 위해 제작되었을 것 같은 한정판 굿즈들까지 모두 모였다. 흰색, 검정색, 민트색을 키 컬러로 하고 한나체를 사용한 일관성있는 제품들은 따로 떼어놓아도 배민답고, 함께 펼쳐놓아도 조화롭게 배민답다 하하.   


왼쪽 위 부터 1) 에코백 '넌 나의 든든한 빽' - 배민 문방구에서 제작되었던 에코백의 민트색 버전인듯 싶다. 2) 티셔츠 '배민 팬클럽 짱' - 왠지 이 티셔츠에 청바지 같은 걸 입혀서 체육대회나 봉사활동 같은 걸 하면 그럴싸할 것 같다. 3) 책 <배민다움> - 작년 하반기 출간되었던, 우아한 형제들 김봉진 대표와 홍성태 교수의 대담을 정리한 책. 난 이미 한정판으로 사서 2017년 일력도 받았지롱! 4) 배짱이 뱃지 - 민트색 헬멧을 쓴 배민 라이다 뱃지! 5) 배짱이 전용 쿠폰 무려 100장 - 4월 말까지 기한이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아직 바로 결제를 안해본 사람만 쓸수 있는 것 같지만, 오예 뿌려뿌려 생색내 생색내! 6) 까먹지 말자 포스트잇 과 7) 배달의 민족 볼펜 세트 '어머 펜이에요' '저도 펜입니다' - 기존 배민 문방구 제품. 8) 배부르게 해주는 상품권 금 일만원정 - 고급진 백화점 상품권 봉투 속에 담겨 더 기분좋더라. 9) 배민 팬클럽 회원증 - 맙소사 진짜 공식 팬클럽마냥 회원증도 있다니! 10) 수첩 '못해 솔로' - 역시 기존 배민 문방구 제품이다.



배달의 민족 공식 팬클럽 배짱이 회원증 ⓒhaeegri


여권 속 통행 보장 문구 ('대한민국 국민인 이 여권소지인이 아무 지장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필요한 모든 편의 및 보호를 베풀어 주실 것을 관계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를 패러디한 글귀부터, 팬클럽 회원임을 증명하는 회원 프로필 페이지라니. 이 회원증 수첩은 내가 팬클럽 회원임을 증명하는 증서이며 동시에 우아한 형제들과 배달의 민족을 만나러 갈 때 필요한 여권인 것. 그나저나 저기에 증명사진을 붙여야 하는 것인가요?



민트색 에코백 속 정리 주머니에서 느껴지는 배려 ⓒhaeegri


민트색 캔버스백은 그 색깔도 예쁘지만 깨알같은 정리 주머니에 아~ 하며 감탄했다. 캔버스백을 많이 써보신 분이 기획 제작했음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요렇게 주머니를 따로 만들어주려면 단가며 디자인이며 더 신경써야 하는 포인트가 분명 더 생겨날텐데. 디테일함에 또 배려심에 감탄했던 부분.



4. 마치며 


뜯어보고 꺼내보고 사진을 찍어보고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떠올렸던 단어는 디테일과 집요함이다. 정말 작은 부분이라도 놓치지 않고 활용하고, 또 감탄하게 만드는 디테일에 대한 집요함. 작은 택배 상자를 보냄에도 이렇게 집요하게 고민하고 또 실행하다니! 라고 생각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렇지 못했던 나에 대해 괜스레 반성도 해보게 된다. 그리고 배짱이로 참여하게 될 앞으로의 행사들과 시간들은 어떤 고민들로 채워져 있을까 기대도 하게 된다. 얼마나 열심히 참여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만 신나는군! 나는야 배짱이 룰루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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