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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육헌 Sep 16. 2017

노브랜드라는 브랜드의 힘

역설적이게도, 가장 강력하다





테이블을 정리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노브랜드 물티슈, 노브랜드 생수, 노브랜드 견과류, 생필품이며 간단한 먹거리들은 죄다 노브랜드 일색이었다. 부엌도 화장실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선택권 속에서 오히려 선택 장애가 올 것만 같은 우리네 삶이다. 그런 와중에 우린 이래요 저래요 하는 수많은 주장들을 다 물리치고서, 노브랜드는 깔끔하고 명확하며 그래서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사실 숫자를 따져보면 마냥 저렴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제품의 디자인이며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며, 군더더기 없이 본질에만 충실했다는 느낌을 참 잘 전달한다. 근 몇 년간 참으로 빠르게 부각된 '가성비'라는 가치를 후지지 않게, 오히려 이렇게나 세련되게 포장해내었으니 정말 훌륭한 브랜딩 아닌가 싶다. 뭐 이미 여러 사람이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해서 지루할 법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노브랜드라는 브랜드를 통해 브랜딩의 힘을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브랜드의 진격은 그칠 줄을 모른채 계속되고 있다. 전통적인 유통업체 PB 상품의 영역이었던 식품류를 넘어서서, 노브랜드 단독으로 매장을 출점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32' LED TV를 19만 원에 출시하는 등의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가 대형마트 출점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족쇄에 갇혀버린 와중이다. 노브랜드는 새로운 유통업태로 그 제한을 우회하는 동시에 수익성 또한 챙기고 있다. 이런 이마트의 영리한 행보는 과연 어디까지 지속될까. 이쯤되면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된다.


글을 쓰던 와중에 나는 쟁여두었던 노브랜드 매일채움견과를 너무 많이 먹어버렸다. 오늘 하루 만에 금요일치까지 다 채워버림. 그래 나는 역시 안될 놈.




은근히 맛있는 노브랜드 매일채움견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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