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Cooking Library에 다녀와서 쓰다
1.
현대카드 Cooking Library 에 다녀왔다. 2층에 올라서니 Ingredients House라는, 마치 집 속의 집처럼 구획 지어진 작은 공간이 있었다. 세계 각국의 향신료와 소금, 오일 등을 유리병에 담아두어 향을 맡아볼 수도 또 직접 배합을 해볼 수도 있는 곳이다. 여러 향이 한데 뒤섞인 이 공간에 들어서니 처음에는 살짝 머리가 아파오는 듯도 했다.
하지만, 익숙하여 맡아보지 않아도 하는 향과 이름은 들어 알고 있되 익숙하게 떠올릴 수는 없었던 향들을 한 번씩 맡아보는 경험은 생소하면서도 꽤나 즐거웠다. 정말 오래간만에 적극적으로 후각을 사용하며, 이런저런 향신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안녕 코야 거기 잘 있었니. 아직도 Ingredients house에서 맡았던 팔각 냄새가 어른거린다. 3층에 위치한 Self Cooking Kitchen으로 올라가 보았더니, 친구들과 연인들이 아일랜드 키친에 서서 신나게 요리를 하고 있다. 이쯤 되면 이 곳은 단순한 도서관이 아니었다.
2.
2013년 문을 연 현대카드의 디자인 라이브러리 (북촌)를 시작으로, 트래블 라이브러리 (청담), 뮤직 라이브러리 (한남), 그리고 2017년 봄 도산공원 언저리에 문을 연 쿠킹 라이브러리까지. 차곡차곡 개관한 현대카드의 라이브러리들은 서울 요소요소의 풍경을 더 다채롭게 만들고 접근하기 힘들었던 컨텐츠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앞서 간단히 소개한 쿠킹 라이브러리의 이야기처럼, 현대카드의 라이브러리들은 단순히 책을 박제하듯 꽂아둔 장서관은 아니다. 디자인 전시가 열리거나, 여행지도가 그득히 꽂힌 방과 기획 전시, 또는 청음 시설과 공연장이 함께 존재하니 오히려 책은 거들뿐.
그리고 어디 그저 라이브러리뿐이랴. 알찬 컨텐츠와 체험으로 그득한 라이브러리들에 더하여, 확고한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은 슈퍼 시리즈 & 컬처 프로젝트, 그리고 미식 축제로 확고히 자리 잡은 고메위크도 있다. 동시대 젊은이들의 굵직한 욕망들을 맛깔나게 가공하여 회원들에게 혜택으로 돌려주는 그들의 작업은 결국, 대중들이 현대카드 멤버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고 싶도록, 또 현대카드의 회원들이 욕망과 감각에 충실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유혹하고 있는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