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미니멀살림

아이 둘 키우며 돈도 모읍니다.

by 소만

매일 당신의 집에 택배 박스가 오는가?

아니면 주문만 하면 새벽에 원하는 것이 도착하는가?

살림을 줄이면 시간이 남는다. 그러면 돈도 남는다.

시간도 벌고 돈도 버는 미니멀 살림.




1. 육아와 미니멀리즘

아이를 낳으면 우주가 아이를 중심으로 돈다. 내 한 몸 챙기기도 힘든데 일도 살림도 는다. 육아템이 많아질수록 집은 좁아지고, 나의 기억력은 점점 줄어들며, 통장의 잔고도 더욱 줄어들 것이다.


나는 미니멀 육아를 했다. 앞서도 말했지만 육아템을 많이 사지 않았고, 혹시 사더라도 중고로 구매했다. 육아 필수템은 없다 그냥 더 맞고 덜 맞고 가 있을 뿐이다. 비싸게 샀는데 아이가 관심이 없으면 본전 생각난다.

베란다는 평소에는 놀이터, 여름에는 수영장

어질러진 집을 보면서 깔끔하고 산뜻한 집을 꿈꾸는가? 나도 그랬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미니멀리즘과 관련된 책을 읽었다. 하지만 보통 미니멀 살림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책을 보면 육아서를 읽을 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어떻게 저렇게 살지? 물건은 어떻게 정리하지? 난 왜 이렇게 살고 있나? 하지만 책에 나오는 것은 결과다. 시작은 누구도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초보살림러였던 저자의 초기 사진은 담은 책은 거의 없다(설명만 있을 뿐). 그러니 겁먹지 말자.




2. 미니멀라이프 책의 공통점


첫 번째, 미니멀라이프 전의 저자들은 보통 쇼핑을 좋아하고 싼 것을 자주 사거나 기분 낸다고 물건을 사기도 했다. 아이를 키우던 집은 육아템과 전집으로 결국 짐이 사는 장소가 된다(짐이 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 담보 대출을 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자).


두 번째, 자각을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물건이 어딘가에서 계속 나온다. 그런데 정작 필요한 물건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찾아보니 예전에 샀는데 또 산것이 있다.


세 번째, 정리를 시작한다. 일단 집을 여러 구역으로 나눈다. 그리고 도장 깨듯 꾸준히 버리고 치우고 정리한다. 한방에 끝난 것 같은 정리는 짧게는 6개월에서 길면 2년의 시간이 걸린다. 집에 정리 규칙이 자리 잡으면 청소가 일이 아닌 루틴으로 변하며 하루 10분 정도 청소로 집안 살림이 끝나는 기적을 맛본다.


네 번째, 비우기를 계속하면서 본인만의 루틴을 만든다. 새벽기상을 하거나 아침 독서를 하거나 그날의 살림은 아침에 모두 마무리하고 오후에는 본인만의 시간을, 저녁에는 가족과의 시간을 즐긴다.


다섯 번째, 결국 이 미니멀리즘 책의 저자들은 살림도 소비도 줄이게 되면서 짐을 덜고 힘도 덜고 공간은 늘리고 잔고도 늘리는 구조다. 그중에 책을 내고 강연을 하며 1인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여기까지 읽으면 나는 도저히 못하겠다라는 생각이 드는가? 당신이 안심할 수 있는 몇 가지 공통점을 알려드리겠다.


1. 아이가 돌도 되기 전에 미니멀리즘을 시작하는 저자는 없다. 최소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거나 초등학교를 입학하거나 일을 그만두면서 미니멀 살림을 시작한다. 그러니 아이가 어린 부모들은 조급해하지 말자.


2. 미니멀 살림을 비우는 데는 짧게는 6개월~2년이 걸린다. 꾸준히 비우고 비우고 비워야 한다. 저자와 자신을 너무 동일시하지 말길 바란다. 나한테 맞는 정도로만 실천하자.


3. 흥미롭게도 미니멀리스트 양육자들은 모두 책을 좋아했다. 아이들을 위해 책육아를 기본으로 하는 사람들이었고 아이를 위한 전집도 거리낌 없이 사서 읽혔다. 하지만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서부터는 책을 전집으로 사지 않았다. 도서관에 가거나 가족회원으로 가입하여 책을 40~50권을 대여하여 읽는다.


4. 미니멀리즘은 가족의 이해와 동의가 필수적이다. 내가 미니멀리스트가 된다고 가족한테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깨끗한 집은 가질 수 있겠지만 마음의 상처도 줄 수 있다. 같이 사는 가족의 이해가 먼저다.


5. 미니멀리스트 저자들은 대부분 전업맘이었다. 그러니 워킹맘은 너무 주눅 들지 말자. 대신 청소가 일이 되지 않을 수준과 방법은 우리보다 전문가인 그들로부터 배우기만 하자.




3. 나의 미니멀리즘 육아

베란다. 연두색 매트만 구입, 나머지는 중고와 드림으로 구함. 총 만오천원.

첫째를 어린이집 보내면서 미니멀살림을 시작했다. 대부분은 물려 받거나 중고로 구했고, 본전을 뽑을 만큼 오래 사용했다. 고민끝에 새것으로 샀지만 아이가 석달이상 찾지 않는 물건은 빠르게 정리했다. 물건이 적으니 물건을 찾는 수고도 없었고, 있는 물건을 또 사는 실수도 하지 않았다. 잠깐 필요한 물건은 사지 않고 갖고 있는 물건을 대체하여 썼다.


그러자 나만의 루틴이 생겼다. 아이 둘 어린이집에 가면 오전에 청소를 끝낸다. 하루 한두 시간 필사를 하고 매일의 기록(인증)을 남겼다. 출산 전 다녔던 문화센터에 다시 등록하여 그림을 그렸다. 지역 도서관 글쓰기 프로그램에 등록하여 나만의 자서전을 완성하고, 필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복직하지 않았다면 이런 삶을 누리면서 나도 책을 하나 썼을까? 중요한 것은 집안일에 드는 시간을 줄이면서 나를 위한 시간이 늘어났고, 나를 위한 시간이 생기니 아이가 집에 왔을 때는 내 시간을 아이와 쓰는 게 힘들지 않았다.


미니멀리즘은 살림하는 시간을 줄여주고, 양육자가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어 결국은 아이와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아이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학교에 갔다면 스마트폰 내려놓고 우리 집 어느 구역부터 정리해 보는 건 어떨까? 남는 시간은 나를 위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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