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한 장에 행복해지는 우리.

by 율캔두잇

어젯밤 아이들을 재우고 소파에서 오빠랑 쉬고 있는데

뉴스속보가 하나 떴다.

비상계엄 선포.


요즘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책을

읽던 중이었는데 계엄이라는 단어를 보니

심장이 두근두근하며 겪은 적 없던 공포가 밀려왔다.


어떤 상황인지, 왜 그런 건지에 대해 계속해서

오빠에게 물었다. 괜찮을 거라고 안심시키면서도

걱정이 된 오빠도 내내 핸드폰으로 실시간 영상을

찾아 보고 검색했다.


아이 둘이 잠든 틈에 들어가

자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히 이런 말을 했다.

‘엄마가 너희를 지킬 수 있을까.’


우리 아이가 살기 좋은 나라,

우리 아이가 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자꾸만 걱정스러운 미래가,

우리 아이가 감당해야 할 세상이 너무 무서워졌다.


지켜야 할 것이 많아졌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잠들었다가 새벽 내내 뒤척이다

계엄령 해제라는 기사를 보고 나서야 조금 안심했다.


시끄러웠던 어젯밤 일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와 다르지 않은 일상이었다.

하원하고 온 아이의 손에 상장이 하나 들려있다.

‘어린이집에서 하오 혼자 상을 받았어요!’

지난번 굿네이버스 가족 그림편지 쓰기 대회에서

수상을 했다는 거다.

하오랑 겐조 영상을 보면서 함께 그림을 그리고

편지를 썼었는데 그게 상을 받은 거다.

네 살 꼬마가 상이 뭔 줄 아는가.

신이 나서 상 받았다고 하는데,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얼른 오빠한테 전화해서 자랑을 했다지.

얼마나 기특했는지 모른다.


아이가 받아 온 종이 한 장에 행복해지는 우리 가족.

그렇게 소소한 일들 하나하나가 쌓이는

평범한 하루를 지내고 싶다.

평온한 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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