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어느 날,
아이를 혼내던 중 아이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저 혼내지 마요.
혼내면 눈물이 나요.
울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 줘요.”
제법 논리적인 다섯 살 아이의 말에
혼내다 말고 웃어버렸다.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순수한 다섯 살.
이 아이의 세계를 오래도록 지켜주고 싶다.
아마 여섯 살이 되면 주변 친구들로부터
“야, 산타 없어. 그거 엄마 아빠가 준 거야.”라는
말을 듣고 산타에 대한 믿음이 와장창 깨져버리겠지.
그래서 산타의 존재를 믿는 이 짧은 순간을
오래오래 기억하려고
나와 남편은 최선을 다해 본다.
작년에 산타할아버지 발자국을 찍어두고
선물을 놓아두었더니
“산타할아버지는 왜 신발을 안 벗고 방에 들어왔어?”
라며 한소리를 했다.
이번에도 신발 신고 오면 어쩌냐고 걱정하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대견하다.
제법 똘똘해진 아이를 이겨먹기 위해
남편과 머리를 맞대고 연구했다.
AI 시대에 맞게
산타와 루돌프가 집에 왔다 간 영상도 만들어 두었다.
산타할아버지는 자는 아이 집에 온다 하니
오늘은 아이들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이들을 재우고 거실로 나와
선물을 포장하고 산타와 루돌프의 발자국도 찍어두며
모든 준비를 마쳤다.
내일 아침,
눈 뜨자마자 거실로 달려가
선물을 확인할 아이의 얼굴을 떠올리니
나까지 설레고 벅차다.
여행도 가기 전에 제일 설레고,
크리스마스도 오기 전에 가장 설렌다.
이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의 기억이
즐겁고 따뜻하게 남기를.
부디 이 순수한 마음이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보이지 않는 것들을 믿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