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임용고시를 코앞에 두고 남자친구를 만났다.
곁에서 흔들리지 않게 응원해 주던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던 시기였다.
합격자 발표 날,
조회 화면을 여는 손이 오래 떨렸다.
결과는 다행히도 합격이었다.
곧장 서류를 준비하러 모교에 들렀다가
사범대 벽면에 내 이름이 적힌 커다란 플래카드를
발견했다.
“10학번 서유리,
교원임용시험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합격 발표가 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누가 언제 와서 걸어둔 걸까 싶었다.
범인은 남자친구였고, 그는 발표가 나기도 전에
플래카드를 걸어두었다고 했다.
당연히 붙을 거라 확신했다고.
나보다 나를 더 믿어주던 그 사람은
지금의 남편이 되었다.
그는 늘 그런 사람이었다.
될 거라고 생각하면, 이미 된 일처럼 행동했다.
한 달 전 대학원 석사 면접을 봤고,
오늘 오후 두 시에 합격 발표가 예정돼 있었다.
출근했던 남편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튤립과 프리지아, 그리고 커피를 내밀며 말했다.
“합격 축하해.”
두 시 발표인데, 오전 아홉 시에 축하라니.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래, 하고 말했더니
에이— 하며 다시 출근을 했다.
남편은 늘 그렇게 나를 믿는다.
불안한 나를 근거 없는 확신으로 달랜다.
그러면 나는 또 그 믿음에 기대
나를 한 번 더 믿어본다.
스물여덟에 합격 플래카드를 걸어주던 사람이
서른여덟이 된 지금도
여전히 내 곁에서 나를 믿고 응원한다.
한결같은 그 사랑이 아린다.
합격 축하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