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사진을 찍다가
하늘을 향해 렌즈를 올린다.
그리고 파란 하늘을 찍은 사진을 보이며 말한다.
“엄마, 내가 왕할머니 찍었어.
왕할머니 하늘에 있잖아.”
아이의 마음에 여전히 할머니가 살아있다.
주꾸미가 제철이다.
우리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주꾸미.
주꾸미가 제철이면 서둘러 사다가 데쳐 드리곤 했다.
주꾸미를 먹을 때면
할머니는 틀니가 요란하게 덜렁거리는데도
오물오물 오래오래 씹어 드셨다.
“영 맛나다.” 하시며.
할머니만 생각하면 엉엉 울어댔는데
어째 오늘은 ‘친정에 주꾸미 사가야겠다.’ 하다가
‘아, 맞다. 할머니 이제 없지.’ 했다.
삶 곳곳에서 종종. 문득문득. 가끔이나
할머니 생각이 난다.
그렇게 좋은 기억나면 또 생각하고 사랑한다.
할머니 사랑받은 기억으로 나 평생을 살아.
‘함미, 주꾸미 나왔는데 주꾸미 잡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