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엔 '트루먼 쇼'를 보자
2021년 3월 28일
우울증의 시간을 이겨내는 방법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생각이란 생각할수록 생각나는 것이 생각이므로 생각하지 않는 생각이 좋은 생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대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 어떤 동아리에 가입해야 하나? 학생회관을 기웃거릴 때, 7층 어떤 동아리 방문 앞에 전지에 적혀있던 문구이다.
정말 머리에서 전자레인지 요리가 다 되면 울리는 띵!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 후로, 왜 저 말이 저렇게 와 닿을까? 고민했는데,
인간이 구석기시대를 300만 년 넘게 살아오면서, 맹수의 위험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부정적인 것에 민감한 쪽으로 유전자를 발전시켜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시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생각을 계속하다 보면, 부정적으로 흐르게 되고, 그것이 우울증을 가속화시킨다. 그 우울증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잠자고 있던 공황장애 증상이….
그래서 우울증에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막 움직여야 하는 것 같다.
물론 증상이 너무 심하면 움직일 힘도 없겠지만,
움직여야 생각을 덜 하게 되고, 그래야 조금은 더 긍정적일 것이고, 그래야 밤에 잠도 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 않는 무엇이 뭘까? 고민하다가, 영화를 보기로 했다.
내게는 최애 영화가 몇 개 있다.
먼저
쇼생크 탈출! 거실 지나가다가 OCN에서 하고 있는 걸 보면 소파에 걸터앉아 끝까지 보게 된다는 전설의 영화! 한 30번은 본 것 같은… 아! 쇼생크 탈출 보고 싶다.
그리고, 이프온리, 러브 액츄얼리, 번지점프를 하다 등….
최근에 나온 영화 중엔,
라라랜드!
쇼생크 탈출을 이기는 영화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가뿐히 넘어서는 나의 최애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져 사랑이 시작되고, 열정적이 되고, 원숙해지고, 결국 서로의 꿈을 응원해주며 헤어지는? 아니 영원히 사랑하게 되는 영화!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꿈을 좇아 파리로 갈 수 도 있는 여자 친구와의 대화!
“우리는 어디쯤에 있는 걸까?”
“영원히 사랑할게!”
캬~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영화의 마지막 장면!
너무 보고 싶었는데,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는데,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하고,,,,,
그저 눈빛으로, 엷은 미소로 그 예전의 사랑을 기억해내고, 현재의 사랑, 삶, 사람에 서로 응원하는,,,,,,
남자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가 인상적이다.
‘one, two, one two, three, four…..’
많이 그리워했지만, 많이 사랑했지만, 많이 보고 싶었지만, 또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가야하는(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래야만 하는) 남자 주인공의 결심 대사!
그러니, 우울증에 걸렸다면 꼭 저 대사를 쳐야 한다.
하나, 둘, 하나, 둘, 셋, 넷!
마법의 주문이 될 것이다.
다시금 우리네 인생에 이런 명작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
라라랜드 생각하니, 우울증이 언제 있었나 싶다!
그래도 오늘 내가 본 영화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할리우드 배우, 짐 캐리가 주연한 영화, ‘트루먼 쇼!’
줄거리는 인터넷에 많이 돌아다니니, 생략하고,
영화 보며 눈물 흘리며, 맞아 맞아! 했던 순간들을 얘기하고 싶다.
영화 후반부에, 어찌나 울었던지..
짐 캐리가 내게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며 그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영화를 보며 느끼게 된 몇 가지가 있어 정리해 보고자 한다.
주인공이 떠나야겠다고 결심하며, 몰래 옷장 안의 천장을 파서 정원을 통해 달아나는 장면!
1. 너를 옭아매고 있다 생각하는 것에서 과감히 벗어나라! 가만히 있으면 예상되는 삶을 살게 된다. 두렵지만, 용기를 내라! 다른 삶이 기다릴 것이다. 두려움이야말로 인생이 네게 주는 가장 큰 행복이다! 대신 떠나기 전에 준비를 철저히 할 것!
아래 사진이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욕실에서 특유의 긍정, 경쾌함을 보여주던, 우주인 놀이 장면! 이 장면에서 느껴지는 보이지 않는 받아들임, 결연함, 남들을 놀라게 할 결정!
그게 보여서 좋았다. 아니 짜릿했다.
떠나려는 자의 통쾌함이 악 깨문 입술에서 느껴지는가?
목적의식을 가진 저 눈동자에서 느껴지는가?
어릴 적 아빠가 물에 빠져 죽은 기억 때문에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주인공, 트루먼! 그러나 그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배를 타고 떠난다. 저 표정!
2. 무서워하는 것에 직면해야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우울증이란, 두려움에서 출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우울증에 걸렸다 생각된다면, 두려운 것, 무서운 것에 직면하라!
배를 타고 떠나는 주인공에게는 목적이 있었다. 바로 배우였지만, 주인공 트루먼을 사랑하게 된 대학교 때 여자 친구! 그 사랑을 찾기 위해 사진을 필사적으로 만들어내게 되는데,,
캬..
이 장면도 명장면이었다.
나도 모르게 헛웃음 나올 정도로 허를 찌르는!
여기서 또 배움 하나!
3. 우울증에 걸려서, 준비를 철저히 하고, 두려운 것에 직면하되, 목표를 확실히 할 것! 그래야 어둠, 폭풍을 만나도 이겨낼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드라마 truman show의 총책임자는 주인공이 더 이상 못 도망가게, 강한 폭풍을 몰아치게 한다. 시청자들 포함 스태프들도 ‘주인공이 위험하다. 죽을 수 있다’ 말하지만, 총책임자는 ‘더 강하게!’를 외치는데, 주인공은 오히려 ‘나를 죽여라!’ 소리치며, 배의 밧줄을 몸에 묶으며 결사적으로 저항한다.
4. 어려움, 고통이 나를 억누르면, 몸에 밧줄을 묶는 결연함으로 맞설 것! 나를 우울하게 만들고, 나를 비관적으로 생각하게 하고, 나를 약하게 만드는 모든 것들과 싸워 이기려면 반드시 결사적으로 부딪혀야 한다는 것이다. 오디세이가 세이렌의 유혹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 밀랍으로 눈을 막고, 밧줄로 자기 몸을 기둥에 묶듯이… 고통은 언제고 가게 되어있다. 가고 나면 평화가 온다. 이렇게!
5. 고통이 지나간 후의 평온함! 물리적 환경의 평온함이 아닐지라도, 고통에 맞서 이겨내 본 사람에게는 반드시 정신적 평온함이 찾아온다. 이제 경험하게 되는 고통은 고통이 아니라, 가벼운 장애물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 고통에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면, ‘성장하고 있다’고, ‘학습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다. 더욱 위안되는 것은, 고통은 금방 간다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주인공의 배는 무대를 둘러싸고 있는 벽과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자신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의 진짜 정체!
6. 그 정체의 발견인 것이다. 준비하고, 떠나고, 직면하고, 결사적으로 저항한 후에라야 비로소 자신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과 조우하게 된다는 것! 이제 멀지 않았다. 우울하다는 것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고, 생각한다는 것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울한 것은 좋은 것이다.
자, 이제 자신을 둘러싼 굴레, 벽을 발견하고, 떠나려는데, 온갖 유혹이 또 시작된다.
‘나가지 마라!’
‘안전한 환경에 머물러라!’
‘밖은 더 위험하다!’ 등등
그래도 우리의 주인공은,
그가 평소에 자주 하던 인사를 마지막으로 멋지게 퇴장한다.
“Good afternoon, good evening and good night!”
7. 우울증의 긴 터널에서 마지막으로 나오려 할 때에, 또 다른 유혹들, 나를 약하게 하는 생각들, 걱정들에게 과감히 인사하라! “굿바이!”라고,,, 그래야 무사히 우울증, 공황장애의 터널에서 깔끔하게 나올 수 있다!
아!
명화란 이래서 좋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엄청 몰입해 가면서,
내 상황에 맞추어 공감하며 보게 된다.
아~
진짜 끝내주는 영화였어!
우울증에 걸렸다면 명화를 봐야 한다. 특별히 트루먼쇼를 추천하는 바이다.
적어도 2~3시간은 부정적인 생각들에서 벗어날 수 있고, 희망을 꿈꾸고,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잠깐은 생긴다. 밤이 되면, 곧 다시 우울해지겠지만, 그래도 이런 날, 이런 순간들이 결국 나를 희망과 약속, 긍정, 자신감의 세상으로 안내할 것이다.
오늘 내가 발견한 우울증 치료제! 작은 성공은,
“명화를 보기!”
그래도 어쨌든 당분간은 슬플 예정, 그래도 오늘은 2시간 넘게 안 슬펐음!
#공황장애 #우울증 #트루먼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