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당분간 슬플 예정 14

어설퍼도 뭔가 도전하기

2021년 4월 4일


잔나비 노래가 공황장애에는 참 듣기 좋은 곡 같다.

주옥같다!라는 표현이 어울린다고 해야 하나?

가사가 좋아서, 가사에 심취하게 된다.

목소리로 승부하는 터라, 귀에 착 감긴 후에, 혈관을 타고 내려와, 심장에 자리 잡고 앉아서, 울컥하게 만드는 듯하다.

생각이 계속 나는지라(이게 나중에 조현병이 된다는데 걱정이다), 생각을 멈추려면 좋은 노래를 들어야 할 것 같아서 이리저리 유튜브를 보다가 알게 된 가수인데, 그동안 나만 몰랐다는 것을 댓글을 보며 알았다.

내가 이렇게 문화무지인이다.


한참을 이 노래, 저 노래 듣다가 문득 가당찮게 무모한 도전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모하게 도전해야, 생각들을 없애고, 그래야 조금이라도 건강해지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도전?

가사 쓰기!

잘은 모르겠지만, ‘별’을 주제로 나도 가사를 써봐야지…

이렇게 슬픔이 내 온몸을 휩싸고 도는 즈음에,

내가 나의 모든 감정들, 허무함, 외로움, 허탈함, 조급함, 배신감, 무기력함, 그래도 순진함, 하염없음 들을 오롯이 느끼고 있는 이런 순간이야말로 가사 쓰기에 최적의 시간이 아닐까?


종이를 꺼내고 펜을 꺼내 들었다. 





어둠 속에서라야 겨우 너를 발견한다.

아픔 속에서라야 기어이 너를 만나게 된다.

내게 얼마나 반짝였는지

그저 바라만 보는 내게 밤마다 찾아와 주어

너도 나를 바라보고 있겠지.

반짝여서 슬픈

슬퍼서 더 반짝이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슬픈 밤!

그리움, 아련함들

맑은 밤에 담아 신화처럼 네게 보낸다.

사랑은 멀기만 하다.

 

혼자인 시간에라야 비로소 너를 그리워한다.

고요한 시간에라야 여지없이 너를 울게 된다.

내게 얼마나 전부였는지,

나에게만 반짝여달라고 이기적으로 원하기만 했는데

이제야 나도 서럽고 아프다.

그래서 이리도 눈물 나는 거겠지.

예뻐서 슬픈

슬퍼서 더 아름다운

모든 그리운 것들이 슬픈 밤!

미안함, 보고픔들

너의 반짝임에 실어 샛별처럼 보낸다.

사랑은 멀기만 하다!


잔나비의 ‘가을밤에 든 생각’이라는 노래에 ‘별’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게 그렇게 멋있어 보여서, 별을 주제로 작사를 시도했는데, 우울증 상황이라 그런지,, 나는 슬프게 가사가 나온다. 

가지지 못할 것을 바라고, 동경해서 슬픈!

내가 혹시 모르게 가진 것들에 대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를 기대하며! 

언젠가 우연히 조우하게 될 세상 가장 아름다운 것에 대하여!


그런데, 그런대로, 괜찮아 보인다. 지금의 내 정신 상태로 이 정도면 나는 충분히 만족한다. 

이제 곡을 누가 붙이고, 작업해주면 좋겠다.

뭐 위대한 명곡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나의 우울증, 공황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작은 성공이니, 부족하더라도 꼭 노래를 만들어서 불러보면 좋겠다. 


그러면, 눈물 흘리겠다.

이번엔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기뻐서 흘리는 눈물!


공황장애라는 가사를 써 보기도 했는데,,



그나저나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한 거지?

어쩌다 이렇게 툭하면 눈물이 나는 걸까?

무엇을 해야 내 감정을 조절하고, 더 이상 눈물 흘리지 않아도 되는 걸까?

식욕도 없고, 잠도 못 자고,,,,,

예전의 나는 멀기만 하다.


노래 가사를 쓰긴 했지만, 똑같이 당분간은 슬플 예정!


#우울증 #잔나비 #작사


작가의 이전글 당분간 슬플 예정 1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