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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슬플 예정 43

인간은 고통을 즐기는 존재!


2021년 6월 7일 새벽 2시!

불면증은 아직 참을 만한 것이 아닐까?

너무 피곤하면, 쓰러져 잠들지 않나?

잠 못 들고, 계속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몸이 아직 덜 피곤하다는 것’, 혹은 ‘몸이 아직은 견딜 만하다는 것’ 아닐까?

누군가 그랬다.

우울증은 ‘배부르고 등 따실 때 오는 병’이라고!

‘배고프고 추우면 우울증 올 새가 없다’고!

맞는 말이다.

내가 배가 부르고, 등이 따셔서 이렇게 밤에 잠 못 자고, 방황하나 보다.

아직은 몸이 덜 피곤하고, 견딜만해서 이렇게 ‘나는 불면증이요!’하며 글을 쓰고 있나 보다.


‘진짜 피곤하면 쓰러지듯 잠을 자겠지!’라는 표현을 확장시켜보면,,,

너무 고통스러운 상황들이 지속되면, 심장이 남아나지 않겠지?

그러면 더 이상 아프지 않지 않을까?

‘무뎌지다’라는 표현으로 바꿔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너무 추우면 몸이 마비가 되고, 더 이상 고통을 느끼지 않는 상황이 오듯이…

너무 크게 충격을 받으면 기절을 해 버리듯이…

어느 순간을(아! 이게 말콤 글래드웰이 이야기 한 tippng point인가?) 넘어가기 전까지는 너무 고통스러운데, 딱 그 선을 넘는 순간 고통도 없고, 괴로움도 없는!

초월?

열반?

그런 의미에서, 고통은 좋은 것이라 봐도 무방하겠다. 진짜 그럴까?

몸에 상처가 나고, 일정 시간이 흐르면 딱지가 얹기 시작한다.

가만두면 알아서 딱지가 떨어져 나갈 텐데, 나는 희한하게 딱지가 떨어지기 전에 살살 아직 확실하게 자리 잡지 않은 딱지를 뜯어내려는 노력을 한다.

출처: http://babytree.hani.co.kr/?document_srl=31808049&_fr=mt0&mid=media&m=0


조심조심 살살 뜯어내는데, 찔끔찔끔 고통의 순간들이 있다. 왜 나는 아플 걸 알면서도, 가만두면 알아서 떨어져 나갈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일부러 고통의 순간을 불러내는 것일까?

즐기지 않고서는 그럴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적절한 수준의, 참을만한 수준의 고통을 인간은 즐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자꾸 미루는 것도,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미루는 것을 즐겨서라는 말도 있듯이!

시간이 다 되어서 집중력을 불러일으키는 그 미묘함, 그렇게 악착같이 시간 내에 마치는 짜릿함들을 즐긴다고 한다는데… 그럴싸하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수준의, 참을만한 수준의 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중요하다. 

그 선을 넘어가면 피가 난다. 그러니, 잘 파악해야 한다. 


그나저나 그 선을 넘는 순간은 도대체 언제 오는 것일까? 어떻게 아는 것일까?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아파하며, 괴로워하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차라리 죽음을 바라는 순간들을 도대체 몇 번이나 더 경험해야 그 선을 만나게 되는 것일까?

이제 무뎌질 때도 된 것 같은데,

이제 적응될 때도 된 것 같은데,

이제 방법을 찾을 때도 된 것 같은데,

이제 벗어날 때도 된 것 같은데….

어찌 이리도 한결같이, 아니 더 극심하게 아파져 가는지…


헬스 다니면서, 조금씩 괜찮아져가고 있다 생각했는데, 

오늘은 쉽사리 잠 못 들고 있다.

잠깐 그런 거겠지?

방향은 ‘괜찮아져 가는’ 방향이겠지?

좋아지고 있다가, 하루 안 좋아서 더 걱정이다.


내게 어찌 이리 고통을 주는지...

내게 어찌 이리 고난을 주는지...

이제 그만 내게서 떠나 주길!

이제 그만 내게서 멀어져 가길!


나도 당분간 덜 슬프고 싶다!

언제까지 슬플 예정?


#우울증 #공황장애 #고통 #상처 #피부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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